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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원 작가 Mar 03. 2020

이성이 이끄는 감성의 사색

방송에 나와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는 말은 대개 두리뭉실하다. “아마도 그게 나을 겁니다.”, “모든 상황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하는  나을 겁니다.”, “대체로 그렇다고   있습니다.” 그들의 답이 애매한 이유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그럴 수도 있지만, 각자의 상황과 처지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루는 마트에서 크루아상을 사면서 직원에게 “빵을 상온에서 며칠이나 보관 가능한가?”, “그럼 냉장고에 넣으면 얼마나 보관이 가능한가?”, “냉장고에 넣으면 맛에 이상이 없나?”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는 손님을 봤다. 제빵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더라도 그것은 너무나 간단한 문제이며 동시에 답하기 애매한 질문이다. 하나하나 아무리 물어도 제대로된 답은 얻기 힘들다. 가장 지혜로운 답은 자기 삶을 가장  아는 자신에게 이미 존재한다.

스스로 생각할  있는 사람이라면 10개가 들어 있는 크루아상을 바라보며 바로 이런 생각을 하며 장바구니에 넣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이 3명이니까, 맛의 보존을 위해 오늘은 실온에 뒀다가 각자 2개씩 먹고 남은 4개는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내일 먹기 전에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서 우유랑 부드럽게 즐기면 되겠지.”

조금만 생각하면 짐작할  있는 것을 조금도 짐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생각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생각이 사라지면 생명도 사라진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세상에 증명하고 싶다면 매일 반복해서 생각해야 한다. 괴테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성은 결코 인기가 없다. 열정과 감성은 대중의 것이   있겠지만, 이성은 항상 소수의 뛰어난 자들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성은 추구하는 자는 감성을 호소하는 자들에 비해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한다. 물론 감성은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을 든든하게 지지하는 것은 우리 안의 이성이다. 감성이 이끄는 이성은 때로 우리를 낭떠러지로 인도하지만, 이성이 이끄는 감성은 언제나 자유와 평온이 가득한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내면을 이성으로 단단하게 다진 사람만이, 감성이라는 날개를 달고 자유를 추구하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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