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4일 차 - 각覺, 잠을 깨다,

[필로어스] 6월 위대한 질문 글쓰기 챌린지

by 윤연이


채근담 후집 1 - 70


1.

속세와 자연 / 조급과 여유 / 차분과 흥분 ...


이번 내용에서는 유난히 서로 대척점에 있는 단어가 눈에 자주 띄었다. 아마도 저자 홍자성은 채근담을 쓰기 전 이 양극단을 모두 경험해 보았으리라 짐작해 본다. 어릴 적 나를 길러준 할머니나 부모님의 과정이 생략된 결론만 말씀하시는 뉘앙스와 비슷하기에. 그 깊은 식견 또한 이론 기반으로 주장하는 게 아닌 경험을 기반하여 정립된 것 같아 신뢰도가 조금 올라갔다.


2.

그중 가히 내 마음에 임팩트를 준 글귀도 있었다.

'사람들은 글자로 된 책은 읽을 줄 알지만 글자 없는 책은 읽을 줄 모르며, 현 있는 거문고는 탈 줄 알지만 현 없는 거문고는 탈 줄 모른다. 형체를 통해서만 즐길 줄 알고 정신을 통해서는 그 정취를 깨닫지 못하니, 어떻게 거문고와 책에 담긴 참 정취를 느낄 수 있겠는가?'


보이는 것만으로 현혹되기를 경계하고 그 내면의 의미까지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물씬 느껴졌다.

물질과 정신. 살아가는 데 있어 마주치는 모든 현상, 사람, 작품들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활력. 생기. 살아있음.


'참된 생기'를 정의하기에 앞서, 먼저 참된 생기를 볼 줄 안다면 어떻게 될까?를 얘기해보고 싶다. 우선 (채근담 내용처럼) 주관과 심지가 단단한 사람이어야 참된 생기를 보고 느낀다는 데에 적극 공감한다. 이런 부류는 마주치는 모든 현상과 물질을 자신만의 관점과 넓은 시야로 독특하고 재밌는 해석을 내놓는다.


나의 경우, 종종 주변인들로부터 위와 같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어찌하여 이런 안경을 갖게 되었을까 자문해 본 적이 있다. 내 답은,

(1) 잡념에 영향받지 않고 순간 몰입을 해버린다.

(2) 무의식적으로 연관이 없는 무언가와 연결하려는 사고 확장을 시도한다.

위 2가지 패시브 스킬을 약간의 노력을 가미해 색다른 관점과 해석으로 내놓는 연습을 항시 하는 중이다.


자, 이런 연습을 통해 '참된 생기'를 어떻게 느낀다는 걸까?

무색이 색을 갖추고 무취가 향을 갖게 되고, 무생물이 생물이 되더라.

내 시각과 후각에는 변화가 없지만 내 머리와 마음속에선 동일한 효과가 일어나더라.


원리는? 나도 모른다.

다만, 앞으로도 이 연습은 계속할 거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게서 설렘을 느끼며 살아가고프다.



담백한 맛과 정취.

공기나 물과 같이 무색무취의 성격을 닮아야 오래 지속되고 넓게 스며들 수 있다고 한다. 어느 방향으로든 그 색과 맛이 짙다면 쉽게 질리고 섞이지 못하는 구역이 있을 것이라는 데에 깊이 동의한다.


다만, 내가 과연 공기나 물처럼 보이고 살기를 스스로 원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YES라고 답하기 싫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전제를 까는 것도 선호하는 표현 방향이 아니기에 명확한 스탠스를 취해보자면,

나는 내 삶을 vivid 한 색깔로 칠하고 자극적이며 정신을 바짝 깨우는 향으로 내 주변 사람과 이 세상에 울림을 주며 살아가고 싶다.


2025년 6월 중순의 나는,

내 행동과 발언이 일으키는 결과를 감수하는 노력을 할 줄 알고 실수하는 나를 받아들이고 상처받은 상대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믿는다. 또한, 땅 속에 긴 뿌리를 퍼트려 놓았기에 줄기가 다치고 휘둘리는 데에 겁먹지도 않는다.


채근담 후반부로 가면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되는 것 같다. 재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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