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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녜은 May 22. 2019

평창동 빨간 실타래; 시오타 치하루

미리보는 나만의 아트투어 - 여섯번째 가이드

2019 미술시장 트렌드
여성작가
이불, Willing to be vulnerabale-Matalized Ballon 취약할 의향, 베니스비엔날레, 2019 ⒸAP Photo/Vincent Yu

2019 아트바젤 홍콩 1층 전시장에 나타난 은빛 비행선. 이 비행선의 주인공은 한국작가 이불(Lee Bul)이다. 17m짜리 비행선이다. 미국 뉴저지 상공에서 폭발을 일으켜 100명 가까운 승객 중 36명이 숨졌던 힌덴부르크 호를 본떠 만든 것이다. 이는 기술에 대해 인간이 가지는 희망과 좌절을 보여준다.

(왼쪽사진) 김현진 예술감독. 정은영, 남화연, 제인 진 카이젠 작가(왼쪽부터),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경 Ⓒ뉴시스 박현주미술전문기자

또한,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개관이래 처음으로 여성감독에 의한 여성작가 3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주목받았다. 이처럼 요즘 미술시장의 트렌드는 '여성작가'이다. 2018년 전세계적으로 폭로가 이어졌던 '미투운동'의 영향이 이어지는 듯하다.


유럽에서 사랑받는 여성작가들

일본작가 치하루 시오타(왼쪽), 한국작가 양혜규, 한국 무용가 안은미

현대미술의 본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 미국, 프랑스에서 큰 사랑을 받는 세 여성이 있다. 바로 일본작가 치하루 시오타, 한국작가 양혜규, 한국 무용가 안은미이다. 세 작가의 전시가 곧 시작된다.


*치하루 시오타양혜규는 공통점이 많다. 치하루 시오타는 2015년 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대표작가였고 양혜규는 2009년 제 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였다.또한, 두 작가 모두 작업 활동기반이 독일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Spider Woman 거미여인
치하루 시오타


치하루 시오타ちはるしおた | 塩田千春 | Chiharu Shiota 는 일본 여성작가이다. 그녀는 베를린(독일)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다. 그녀의 작업은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기억, 불안, 꿈, 고요 등의 관념을 일상적 오브제와 비형적인 '실'로 엮는다. '개인적인 경험'은 그녀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Between Us> 
2020. 07. 16 - 08 . 23 
@가나아트센터 

시오타의 대표 연작은 인간의 혈관을 형상화 한 (빨간) 실타래를 공간 전체에 설치하는 작품이다. 마치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실을 통해 그녀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뿐 아니라, 실존을 향한 탐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설치 작업 뿐 아니라 회화, 드로잉, 조각 등 전반적인 작업을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작년 일본에서 열린 그녀의 대규모 개인전을 놓친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모든 예술 작품이 그렇지만, 그녀의 작품은 직접 보아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치하루 시오타: 영혼의 떨림  The Soul Trembles
전시날짜  2019.06.20-10.27
전시장소  롯본기 모리 미술관
전시가격  성인 1800엔, 대학생 1200엔

이 전시는 그녀의 개인전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다고 한다. <영혼의 떨림>이라는 부제는 이름없는 감정에서 비롯된 영혼의 떨림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그녀의 간절한 희망을 의미한다. 6점의 대작 설치물과 조각, 비디오 퍼포먼스, 사진, 드로잉, 무대디자인 등 25년간의 작품을 상세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작가의 재료 pick! 하나

  :: 실 thread


갤러리나 미술관 전체 공간'실'로 얽혀 놓는 것이 그녀의 작품방식이다. 관람객들은 실로 얽혀있는 그 공간을 걸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꿈, 기억 등에 대해 자각하게된다. 그녀는 빨간색과 검은색 실즐겨 사용한다. 

Uncertain Jorney (2016, Blain Southern, Berlin) ⓒChristian Glaeser

빨간색 실은 '피'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동아시아에서 통하는 운명의 붉은 실 해석될 수도 한다. 검은색 실은 '밤 하늘' 또는 '코스모스(우주)'을 뜻한다.

In silence (2008, Bienne, Switzerland) Burnt piano, burnt chair, black wool ⓒSunhi Mang



볼프강 한 미술상 2018 수상
양혜규
양혜규
전시날짜  2019.09.03-11.17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서울

양혜규 Hyaegue Yang는 독일과 서울을 오고가며 작업을 한다. 2017년 9월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 근대 미술 협회로부터 독일의 '볼프강 한 Wolfgang Hahn 미술상'을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영국 테이트 미술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들에서 소장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양혜규(왼쪽에서 세번째)와 전시 관계자들, 독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열린 양혜규 회고전 <도착예정시간(ETA) 1994-2018> 전경 ⓒJürgen Schulzki
'서기 2000년이 오면' 양혜규 개인전
@국제갤러리 서울

이번 전시는 사동 30번지(2006), 아트선재센터(2010), 삼성미술관 리움(2015) 이후 4년 만에 개최되는 국내 개인전이다. 전시명 <서기 2000년이 오면>은 가수 민해경이 1982년에 발표한 노래 <서기 2000년>에서 비롯되었다. 서기 2000년이 훌쩍 지나버린 위치에서 과거의 희망을 바라보게 된다. 개인적인 기억을 되짚어보거나 의도적으로 간과된 집단의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서기 2000년이 오면' 기자간담회 앞에 선 양혜규 작가 ⓒ뉴시스/조수정기자


국제갤러리 개인전 '서기 2000년이 오면'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소리나는 운동'을 회전시키고 있는 양혜규 작가 ⓒ뉴시스/조수정기자


작가의 재료 pick! 

  :: 놋쇠, 니켈로 도금한 방울

     brass nickel plated bells


양혜규의 '소리나는 sonic' 연작은 '소리'로 작품을 즐겨야한다. 작품의 손잡이를 잡고 흔들면 방울 소리가 난다. 마치 무당이 방울 흔들며 의식을 치르는 듯 주술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녀는 흔히 버리기 쉬운 하찮은 것상상력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무당들이 굿에 사용하는 놋쇠방울도 마찬가지이다. 작품의 소리와 움직임을 따라가면 은근히 신령스러운 기분에 홀린다.

소리 나는 인물 Sonic Figures(해체된 모습), 2013. ⓒStudio Haegue Yang,  조립된 소리 나는 인물과 양혜규 ⓒ국제갤러리


작가의 재료 pick! 

  :: 블라인드 blind


양혜규는 오랜 시간 블라인드를 재료로 사용해왔다. 블라인드일상적으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개방과 폐쇄가 가능한 양면적 특성을 지니는데, 이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프라이버스(privacy)와 가시성(visibility)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는 재료인 것이다. 평범한 빛 가리개를 넘어서 관람객이 블라인드 작품 주변을 돌아다니며 변화하는 빛의 흐름도 특징적이다.

조우의 산맥 Moutains of Encounter, 2008 ⓒŠaša Fuis, 솔르윗 뒤집기Sol LeWitt Upside Down과 양혜규 ⓒAbigail Enzaldo



아시아의 피나 바우쉬
안은미
<안은미래 Known Future: 아는미래>
전시날짜  2019.06.26-09.29
전시장소 서울 서소문 시립미술관
관람료     무료

안은미 Eun-me Ahn는 국내보다도 국제 공연계에서 더 주목받는 안무가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였던 피나 바우쉬 생전에 안은미에게 인정을 받기도 했던 무용계의 한류스타이다. 그녀가 무용을 한지 30년이 다 되었고, 이를 기념하고자 현실문화연구에서 책을 출간하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게 되었다.
안은미 ⓒ안은미 컴퍼니
안은미의 첫번째 미술관 개인전
@서울 서소문 시립미술관

안은미는 현대무용과 시각예술의 장르적 구분을 허무는 퍼포먼스 작업을 하며 한국의 문화정체성을 세계에 알렸다. 그녀는 30여 년간 150여 편의 레퍼토리를 제작하였는데, 이를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춤이 사회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예술과 관객의 분리'라는 문제를 극복해 가고 있는" 안은미 작업의 독창성과 의미를 살펴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작가의 재료 pick! 

  :: 몸 body


무용가 안은미에게 재료(?)는 '몸'이다. 그녀에게 '인류학'적이라고 한다. 몸을 통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춤은 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노래와 음악, 춤이 함께 어우러지며 그 안에는 이 땅의 오랜 이야기가 존재한다. 춤은 노동의 반대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노동을 하고 살았기 때문에 노동의 고단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춤이었다라는 것이다.

무용 ‘대심(大心)땐쓰’의 연출과 안무을 맡은 안은미(가운데)와 안은미 무용단원들  ⓒ뉴시스/ 김선웅기자


::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출연

    할머니 선착순 모집

【광명=뉴시스】이승호 기자= 경기 광명문화재단은 다음 달 14일까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공연에 참여할 할머니 출연자 2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65세 이상 어르신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춤 전공 경력이 없어야 하고, 공연 전인 다음 달 18일 오후 2시 사전 워크숍에 참여해야 한다. 선발되면 7월7일 오후 4시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무대에서 막춤을 선보인다.

*문의  경기 광명문화재단 (02-2620-8852)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는 안은미 컴퍼니가 전국을 돌며 만난 할머니들의 춤을 기록하고 몸짓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2014년에는 프랑스 3대 페스티벌 '파리 여름축제'에 초청받아 큰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기도 하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안은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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