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나만의 아트투어 - 세번째 가이드
“2019년 국내전시 키워드는 #해외거장 ..."
여기서 #해외거장은 누구일까 라는 생각으로 기사를 읽던 도중, 내 눈을 의심할 만한 이름이 보였다.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였다. 진짜? 이 소식을 나만 알고 있기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호크니에 대한 팬심으로 자발적 홍보를 시작해볼까 한다.
지난해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은 9030만달러(약 1019억원)에 낙찰되며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호크니 이전의 현존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그림은 제프 쿤스의 <풍선 개>였다. 2013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5천 840만 달러(약 626억원) 낙찰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1937년 영국 브랫포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그림뿐만 아니라 무대디자이너, 사진 등의 분야에서도 돋보이는 이력들을 가지고 있다. 20세기 미술에 엄청난 영향력 끼친 예술가 중 한명이다. 어릴 적 청력이 좋지 않았던 그는 40세 무렵부터 거의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공감각(synesthesia) 이 존재했다. 특히나 그는 색깔을 사용하여 자신의 감각(촉감, 냄새 등)을 뛰어나게 사용할 줄 아는 화가였다. 이를 가장 보여주는 작품들은 수영장시리즈이다. 그를 수영장 화가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다.
데이비드 호크니(가제)
전시일정 2019.03.22-08.04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드디어 홈페이지가 열렸다. 예상대로 영국 테이트 미술관과의 공동 주최로 진행된다.
역시나,
수영장 시리즈의 대표작 ' 어 비거 스플래시'도 포함
추가로...
1977년작 '나의 부모님(My parents) : 2014년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 1위
1970년작 '클라크 부부와 퍼시(Mr. and Mrs.Clark and Percy) : 테이트 미술관에서 사랑받는 그림
2007년작 '와터근처의 더 큰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Bigger Trees Near Warter Or/Ou Peinture Sur Le Motif Pour Le Nouvel Age Post-Photographique): 50개의 캔버스를 조합한 가로 12m, 세로 4.5m의 대규모 작품. 그의 고향 요크셔의 풍경을 감상해보자.
해외 전시의 흐름으로 보아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고전의 영광을 이어나간다고 한다. 2017년은 호크니의 80세 생일을 축하하고자 영국 테이트 모던을 시작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여러 곳에서 그의 회고전을 성대하게 열어 주었다. 또한,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개봉되었다고 하니. 그를 향한 전세계적인 존경과 사랑이 얼마만큼인지 세삼 깨닫게 된다.
그의 작품을 본 적 있는가. 분명 그의 그림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제작한 지 50년이 넘은 그림이지만 요즘 디자인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이다. 사실 그가 활동했던 1950-60년대 미국에서는 추상표현주의 열풍이 불고 있었다. 잭슨 폴록과 같은 작가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캔버스 위로 물감을 흘리고 튀기고 쏟아 부으면서 몸 전체로 그림을 그려 흔적을 남기는 ‘액션 페인팅’을 선보였다. 하지만 호크니는 자신의 집 뒷마당 수영장, 야자수 등 자신의 주변 세계를 담담히 묘사해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호크니의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 파헤쳐보자.
가이드 1
California Dreaming 캘리포니아에서의 삶
1964년 그는 캘리포니아 처음 여행 하게 된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반짝거리는 햇빛과 느릿느릿한 그곳의 삶의 방식에 완전히 매혹된다. 이후 그는 40년간의 생활을 이어간다. 사실 미국으로의 이주는 그의 자유로운 연애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동성)연애가 금지되는 보수적인 영국에서의 삶보다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한 미국을 선택한 것이다. 이곳에서의 생활 중에 그의 대표작 ‘수영장시리즈’가 만들어진다.
호크니의 수영장 시리즈는 전쟁 후 회색 풍에서 벗어나 1960년대의 젊음, 색채, 낙관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그 중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은 <비거 스플래쉬>이다. 물이 튀기는 2초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였는데, 그 순간을 2주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느림보 작업 스타일이 만들어낸 걸작.
그림 속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으나 물이 튀기는 순간을 보며 ‘아 누군가 다이빙을 했구나’ 예상하게 한다. 또한, 저 그림 속으로 도피하고 싶어진다. ‘나도 저 곳에 있었으면...’이라는 부러움의 감정이 솟구치게 된다.
가이드 2
물 Water
그에게 ‘물’은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크니는 주로 수영장, 정원의 스프링클러, 샤워하는 사람들을 묘사했다. 그는 물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묘사하고 포착하는지를 여러 접근, 기법, 재료로 시도해보았다. 그는 물의 움직임, 그리고 무엇보다도 ‘투명함’에 초점을 맞추었다. 투명한 물을 사실감을 위해 ‘빛과 그림자’를 탁월하게 사용하였다.
물의 투명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터키옥색의 페인트를 얇게 칠하여 수영하는 사람의 살결까지도 느껴지게 하였다. 또한 수영하는 사람의 발을 보면 창백한 분홍빛이다. 이는 물 표면에 더 가깝게 보이고자 했던 그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수영장 바닥의 잔물결무늬는 흰색으로 얇게 칠하여 수영장 표면 위에 반사된 빛의 모습을 기가 막히게 표현하였다.
그림 속 두 남자는 누구일까. 그림의 원제목은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이다. 제목이 두개이다. 수영하는 자신의 모습을 호크니 자신이 쳐다보고 있다는 주장과 수영하는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애인 피터의 모습, 2가지 설이 존재한다. 호크니의 애인 피터 슐레진저는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데, 호크니보다 11살 어렸다고 한다.
가이드 3
샤워 그리고 나체의 남성
호크니가 1963년 LA에 처음 방문하였는데, 이 때 그를 사로잡았던 건 따사로운 햇살만이 아니었다. 미국인들이 샤워하는 모습을 굉장히 흥미롭게 바라본 것이다. 샤워 라는 소재는 그의 캘리포니에서의 삶과 연관되는 이국적인 부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는 비버리힐즈집에서 샤워하는 모습을 많이 그렸다.
이 그림은 LA에 처음 방문했을 때 그렸던 그림으로 호크니가 ‘샤워’라는 소재에 완전히 매혹당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유독 샤워하는 나체의(naked)의 남성 모습을 많이 그렸다. 그림 속 남성은 그의 애인 피터였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 주변에 있는 소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더욱 더 스타일리쉬하게 변형해나갔다.
추가 옵션 하나
아크릴은 1950년대 초반 미국에서 예술가들을 위해 상업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 새로운 페인트였다. 아크릴은 빠르게 마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림이 마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의 작업 스타일과 잘 맞아 떨어지는 재료였다.
그는 무채색으로 넓은 부분을 칠하고 나서 디테일을 더하는 기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햇빛에 그을린, 깔끔한 캘리포니아의 외곽 풍경을 표현하기에는 느리게 마르는 오일페인트보다 훨씬 적합했다.
추가 옵션 둘
1960년 중후반부터 그는 사진 이미지와 관찰한 디테일을 조합하며 작업하였다. 사진을 찍고 삶 속에서 직접 관찰하면서 일했던 그는 현실적이면서도 간단한 방식을 추구하였다. 1967년 그는 35mm 카메라를 구매하여 그림의 소스가 되는 이미지들을 찍기 시작하였다. 1982년, 포토 콜라주를 실험적으로 시작하였다. 수개월동안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이어붙여 2차원적 사진을 3차원의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사진에서 영감을 얻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그림 속 사진을 그대로 재생산하고자 하지 않았다. 사진은 그 순간의 정보를 기억하기 위한 용도일 뿐,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그림에 울림과 깊이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던 인물이다.
I'm quite convinced painting can't disappear because there's nothing to replace it. The photograph isn't good enough. it's not real enough.
David Hock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