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은 주말 잘 보냈나요?
월요일을 좋아하는 사람,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일요일 오후가 한 시간씩 지나갈수록 기분도 조금씩 다운되어 갔다. 아, 이렇게 주말이 또 가는구나.
매주 주말만 바라보고 살기가 싫어서 평일에도 무언가 즐거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야근의 반복이거나 지쳐쓰러져 멍하니 핸드폰만 하다가 잠들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주말이 오면 또 시간은 어찌나 빠른지. 어떻게 보내야 알뜰하게 행복으로 가득한 주말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한 것도 무색하게, 별다른 것 하지 않아도 여전히 피곤한 채로, 계획했던 행복의 일부를 만끽하다 말고 금세 월요병이 찾아와버린다.
월요병이 무서운 까닭은, 그것이 월요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마냥 즐거워야 하는 일요일 오후, 어쩐지 더 격렬하게 즐겁고 싶은 심술이 나고, 그 심술이 갑자기 내 일상의 불만까지 들추어 내버리면 게임 오버다. 가만히 잠재워뒀던 퇴사욕구가 되살아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평생의 과제까지 당장에 해결해야 할 것만 같은 욕심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무의식 어딘가에 있던 사소한 불만도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끼어든다. 이렇게 불쾌한 기분이 들어도, 그것이 월요병 때문이었다는 것은 일요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야 깨닫게 된다.
이번주도 그렇게 월요병을 끙끙 앓다가 아픈 마음으로 잠들 뻔했다. 마음 근육을 움직이는 글을 우연히 만나기 전까지는.
이 맛에 글 읽고, 글 씁니다
얼마 전까지 업무연락을 주고 받던 다른 회사 직원분이 브런치 작가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브런치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라 (주말에는 항상 '다음주부터' 무언가를 꼭 해야겠다는 숙제를 주게 된다 ^^;), 호기심이 생겨 그 분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다.
헉, 아주 유명한 분이었다. 꾸준하게 글을 쓰시고 심지어 책도 내셨었다. 무엇보다 업무로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따뜻한 글을 꾸준하게 쓰고 계셨다는 점이 놀라웠다. 직접 만나뵌 적은 없지만 늘 급한 업무연락을 주고 받으면서도 허허, 하시기에 참 좋은 분이시구나 생각은 했었는데, 쓰시는 글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내일 당장 해야 할 업무 생각에 짓눌려있던 마음이, 갑자기 편안하게 누워 온찜질과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글 하나하나를 다 읽어본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푸근한 생각을 하며 스스로의 마음에, 독자들의 마음에 쉴 틈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밝아지고 의지가 생겼다. '다음주부터' 해야 하는 숙제로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해야지. 먼저 떠오른 것은 이 따뜻해진 마음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마음을 잘 닦고 자면 내일의 일상에도 즐거운 일이 무엇이든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희망도 느껴졌다.
'마음 쉼'이 필요한 우리
그러니까 적어도 이번주는 분명하게, 주말에도 마음이 쉬지 못해 월요병을 앓았던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해야 하는' 것은 회사에서도 충분히 많이 하고 있다. 주말에는 내 소중한 마음에 숙제를 더하지 말고,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건 어떨지. 타인의 시선을, 내일의 의무를, 사소한 걱정을 신경쓰지 말고 즐거운 상상, 따뜻한 생각을 하며 마음만이라도 몰디브 해변가로 보내주자. 내일 누군가 "주말 잘 보냈어요?"라고 물으면 마음이 먼저 "잘 쉬었어요!" 즐겁게 대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