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 테스트

독성 리더십의 이유에 대해서

by 시옷이응

직장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리멤버 앱에 '쓰레기상사”를 판별하는 테스트 질문들이 올라왔다. 이 테스트는 자신의 상사가 독성 리더십을 가졌는지 판단하는 10가지 질문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른바 ‘쓰레기상사’는 권력 남용, 책임 회피, 차별적 행동이 주요 특징이며, 부하 직원의 성과를 가로채고,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감정에 따라 태도가 변한다고 한다. 또한 불합리한 업무 요구를 하면서 거절 시 조직 부적응자로 낙인찍고, 책임은 회피하며 부하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차별적 언행과 인격 비하를 일삼으며, 조직 내 편 가르기와 정치질을 통해 불공정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테스트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것을 보면, 독성 리더십이 얼마나 많은 조직에서 직장동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이런 상사가 생기는 걸까? 그 이유가 될 만한 게 몇 가지 떠오른다. 하나는 권력의 속성이다.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부패시키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종종 공감 능력이 감소하고 자기중심적이 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작은 권력이라도, 그것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면 사람은 변한다. 팀장이라는 작은 권력도 누군가에게는 부하 직원의 평가권, 업무 배분권, 퇴근 시간 결정권과 같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이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무시한다면, 그는 독성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이유는 조직 문화의 대물림일 수 있다. "나도 그렇게 당했으니까"라는 논리로 자신이 겪었던 부당한 대우를 다시 부하 직원에게 되풀이하는 것이다. 마치 학대받은 아이가 자라서 학대하는 부모가 되는 것과 비슷한 메커니즘이다. 자신들이 겪었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보다는, 그것을 당연한 통과의례처럼 여기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독성 리더십은 세대를 거쳐 전승된다.


물론 모든 상사가 의도적으로 독성을 퍼뜨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의 행동이 부하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정으로 모를 수도 있다. 혹은 자신이 좋은 리더라고 믿으면서, 실제로는 팀원들을 괴롭히고 있을지도 모른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이를 '블라인드 스팟'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무시하는 상사들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독성을 퍼뜨린다.


이런 개인적 경험들은 더 넓은 사회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독성 리더십은 단순히 개인의 성격 문제를 넘어 조직 전체의 성과와 문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2025년 한 연구에서는 독성 리더십이 있는 조직의 직원들이 30%까지 생산성이 감소하고, 이직률은 두 배 이상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직원들의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등의 증상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불편함을 넘어 조직과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이어진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며 우리는 "권력은 왜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의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쩌면 이 질문의 답은 자기 인식과 공감 능력에 있을지도 모른다. 좋은 리더는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권력을 남용하지 않으며, 팀원들의 성장을 돕는다. 반면 독성 리더는 자신의 불안과 부족함을 권력으로 가리려 하고, 타인의 성공을 자신의 위협으로 느낀다. 결국 리더십이란 직책이나 권한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휘되는 영향력이 아닐까? 그리고 그 영향력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그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에 달려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리더십 전문가 사이먼 시넥은 "좋은 리더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갖게 하고, 위대한 리더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독성 리더십의 문제는 단순히 불편한 직장 생활을 넘어, 사람들의 자신감과 창의성, 그리고 성장 가능성을 억누른다는 데 있다. 우리는 모두 어떤 형태로든 리더의 위치에 서게 된다. 부모로서, 선배로서, 혹은 공식적인 리더로서. 그때 우리는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독성을 퍼뜨리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더 나은 버전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 선택은 결국 우리 자신의 몫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