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감당을 할 수 있는 이력서를 쓰자
요즘 취업 시장에서 스펙 과열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신입이나 경력직의 여부를 떠나, 이력서를 작성할 때 '나는 내가 실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그들을 설득해야 해!'라는 강박에 시달리는 지원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과연 이런 자기에 대한 과대 포장이 취업의 해법일까? 아니면 더 큰 함정을 파는 일은 아닐까?
능력을 과장하려는 충동은 어디서 오는 걸까. 하나는 경쟁의 압박감일 것이다.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눈에 띄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자신을 과장하게 만든다. 또 다른 이유는 자신감의 결여일 수 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니 허울 좋은 포장으로 그 공백을 메우려 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대개 역효과를 낳는다. 마치 제 철을 앞당겨 빨리 시장에 내어놓은 과일처럼, 겉보기엔 그럴듯해도 맛도 영양도 부족하다.
부풀려진 스펙으로 채용이 된다 해도, 실무에 들어가면 그 허상은 금세 드러나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기대감으로 바라보던 상사와 동료들의 눈빛이 점차 의심과 실망으로 바뀌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실제 능력의 한계가 드러날 때마다 관계는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고, 그 균열은 점점 깊어진다. 결국 자신을 과대 포장한 사람은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업무적 역량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함께, 신뢰 상실로 인한 고립감까지. 이는 직장 생활의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부작용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취업 시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SNS에서 화려한 삶을 연출하는 모습, 연애 시 자신을 과대 포장하는 행태, 심지어 학계에서의 논문 조작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과대 포장'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어쩌면 완벽해 보이기를 강요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불안과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함정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HBR에 최근 개제된 “When you oversell yourself and it backfires”라는 아티클은 다음 다섯 가지의 조언을 제공한다. 첫째, 자신의 진짜 모습을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셋째,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성장에 초점을 맞추되 그 과정을 즐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다섯째, 다른 사람의 능력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겸손함이 요구된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진정성'이 아닐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부족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모습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진정한 자신감은 과장된 이력서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노력에서 온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과대 포장'이 아닌 '정직한 포장'이다. 자신의 강점은 자신 있게 드러내되, 약점도 솔직히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그 약점을 보완해 나가겠다는 의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더 나은 척'하기보다 '더 나아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