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하는 곳은 자신을 성장시켜 줄 수 있는 곳
"지금, 가고 싶으니까 갑니다"라는 오타니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 단순함 속에 담긴 대담함에 놀랐습니다. 2017년, 23세의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 조건은 계약금 230만 달러, 연봉은 메이저 최저 수준인 54만 달러였습니다. 당시 메이저리그 노사협정은 25세 미만 해외선수에 대한 계약금 상한선을 정해두고 있었고, 오타니는 그 기준에 해당이 되었습니다. 만약 2년만 기다렸다면 수억 달러의 대형 계약이 가능했습니다. 세상은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지만, 오타니는 "지금이 좋다"라고 답했습니다. 그에게 합리성이란 세상이 정한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표였고, 그 시간표는 "지금"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일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방식에는 일반적인 패턴이 있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선을 다해 최정상에 오른 다음, 그 명성을 안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가는 것이었습니다. 오타니 역시 2~3년만 더 일본에서 정상을 달린 후 메이저로 진출해도 충분했습니다. "정상에 오른 다음에"라는 방식은 확실히 매력적이었고, 멋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타니는 그 매력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25세 미만이라는 제약이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가져올 것을 알면서도, 그는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지금 가고 싶다는 욕망을 밀고 나갔습니다. 이것은 경제적인 계산이 아니라 본인만의 계획표를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기다리라고 말할 때, 그는 떠났습니다.
오타니에게 메이저리그는 돈과 명예의 무대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자신을 성장시켜 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23세의 나이에 이미 그는 성장의 가치를 돈보다 우선시할 줄 아는 성숙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지금 가고 싶으니까 간다"는 말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용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안정이 아닌 도전을, 명예가 아닌 성장 그 자체를 목표로 삼았던 그 선택은 결국 오타니를 세계 최고의 선수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오타니에게 가장 높은 곳을 향한 길은 가장 불리한 조건을 선택하는 용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