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때라도 과제에 눈을 향해라
조직이나 개인에게 가장 힘 빠지는 순간은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입니다. 승패가 이미 결정 난 후 남은 시간을 스포츠에서는 흔히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이라 부르며, 의미 없이 흘려보내거나 적당히 마무리하려 합니다.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는 외부의 목표(포스트시즌 진출)가 닫히는 순간, 즉시 내부의 목표(자신의 과제)로 시선을 돌리는 놀라운 전환 능력을 보여줍니다. "포스트시즌이 힘들어졌기에, 오히려 내년으로 이어질 과제를 찾는다"는 그의 태도는, 외적 보상이 사라진 진공 상태에서도 스스로 동기를 생성해 내는 '자가 발전기'와도 같습니다.
오타니는 누구보다 승리(월드시리즈 우승)를 갈망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가 몸담았던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은커녕 5할 승률도 버거운 상황이 지속되었고, 8월이나 9월이 되면 팀의 시즌 결과는 사실상 실패로 끝나 동기부여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통의 선수라면 "올해는 틀렸다"며 시즌을 포기했겠지만, 오타니는 타임라인을 '올해의 실패'에서 '내년의 준비'로 즉시 수정한 듯합니다. 그는 남은 경기들을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승패의 부담 없이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하고 내년을 위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가장 비싼 실전 훈련장'으로 재정의하여 활용한 것입니다.
결국 오타니에게 '할 일이 없는 시간'이나 '무의미한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힘들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다"는 그의 사고방식은, 환경이 주는 제약을 핑계로 멈춰 서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이길 수 없다면 배울 것이고, 당장 우승할 수 없다면 성장할 것입니다. 그는 목적어를 '승리'에서 '과제 해결'로 바꿈으로써, 버려질 뻔한 시간조차 자신의 성장을 위한 가장 밀도 높은 자원으로 바꿨습니다. 이것이 그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전력을 다하는 이유일 듯 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