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죄와 벌

한국형 신파를 덧댄 저승 유랑기

*이 글은 브런치 무비패스 시사회를 통해 관람한 후기입니다. 또한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자홍 씨께선, 오늘 예정대로 무사히 사망하셨습니다.”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는 화재 현장에서 아이를 안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소방관 자홍(차태현)의 모습을 긴박하고 임팩트 있게 담아내며 자홍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방금 죽음을 맞이한 그의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가 나타난다. 그들은 자홍을 정의로운 망자라고 부르며 저승 문을 열어 그를 저승으로 데려간다.

 저승의 입구에서 저승차사 강림(하정우)를 만나면서 자홍이 49일간 7개의 재판을 이끌어갈 변호와 경호를 맡은 차사들이 한 데 모이게 된다. 그리고 초군문이 열리면서 저승의 세계가 관객들의 눈앞에 펼쳐진다.    

  

- 한국형 신파를 덧댄 저승 유랑기     

 이미 유명하고 팬층이 두터운 웹툰을 영화화하면서 관객들이 가장 기대와 우려를 표했던 부분은 저승의 구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화 <신과 함께>는 원작과는 다르게 주인공을 바꾸는 모험도 감행했다. 과연 영화는 어떤 모습으로 이를 해결해낼까. 영화는 많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였다. 저승의 7개의 관문을 지나가면서 이승까지 오가며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따분한 여정을 더욱 굴곡지게 만들어 내었다.

 저승의 7관문을 CG로 구현해낸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던 기준으로 보면 다소 모자른 부분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힘을 쓴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힘 쓴 장면들이 중간의 다소 어색했던 부분들을 잊게 만들 정도의 힘은 있다. 다만 7개의 관문을 다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인지 중간에 짧게 삽입된 관문들은 흐름을 흔들어 놓았다. 전반적으로 저승의 구현은 다소 중화 풍이었지만 크게 모자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진행된다. 자홍의 친족 중에 원귀가 생기면서 자홍의 저승길이 더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강림은 원귀를 조사하러 이승으로 가며 이야기는 갈래가 나뉜다. 그리고 이야기의 무게가 저승에서 이승으로 확 옮겨간다. 원귀를 수사하는 과정은 저승에서의 일관된 걸음과는 다른 지속적인 궁금증과 사건을 만들어내며 저승의 조명을 이승으로 빼앗아온다. 심지어 액션의 화려함과 규모도 더 커진 것 같이 느껴진다. 낯익은 이승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액션은 규모와 속도를 보다 더 피부에 닿게 한다.

 하지만 영화의 종반부 7번째 관문 앞에서 ‘효’를 중심으로 한 눈물 포인트를 드러내며 자홍과 지옥이 다시금 마지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끌어온다. 정의로운 귀인의 큰 결함은 그마저도 그가 처한 현실 안에서는 너무 합리적이어서 자홍이라는 캐릭터는 끝내 감동마저 어머니와 동생의 도움으로 끌어낸다. 학습되고 내재되어 누구나 눈물짓게 만드는 ‘효’라는 신파적 감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영화 <신과 함께>는 한 편이 유려하게 맞물린 느낌이다기 보다는 그들의 여정과 비슷하게 거점들로 기억되는 영화인 것 같다. 중간 중간 영화가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장면과 감정이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이 크게 모자라거나 못나지 않아 영화+웹툰이 구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