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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즈옹 Aug 01. 2018

맘마미아!2

Thank you for the music

*이 글은 브런치 무비패스 시사회를 통해 관람한 후기입니다또한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맘마미아!>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깨질 듯이 쨍한 쪽빛 지중해의 바다와 아기자기하게 꾸민 하얀 호텔에서 흘러나오는 힘 있는 ABBA의 명곡들. 빛나는 명곡에 빛나는 풍경까지 더해진 <맘마미아!>가 두 번째 이야기로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이번에도 낯익은 얼굴들과 낯익은 노래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하지만 영화의 시작은 관객들조차 예상치 못한 상실로부터 시작된다.      



- Thank you for the music     


  영화 <맘마미아!2>는 ‘도나’(메릴 스트립)의 죽음을 전재로 시작한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호텔 ‘벨라 도나’를 혼자서 꾸려나가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이야기가 영화의 시작이다. ‘<맘마미아!>에서 열일곱 소녀처럼 춤추고 노래하던 나의 댄싱퀸을 보지 못하다니......’ 이런 아쉬운 맘이 들기도 전에 ‘젊은 도나’(릴리 제임스)는 졸업식에서 이렇게 말한다. “가장 멋진 순간은 뜻하지 않게 찾아오죠.”라고. 그리고 이어지는 릴리 제임스의 “When I kissed the teacher"는 메릴 스트립의 도나를 이을 만큼, 그리고 잊을 정도로 젊고 밝은 에너지를 뿜어낸다. 

  영화는 젊은 도나의 이야기와 소피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엮어간다. <맘마미아!>에 "Honey Honey" 로 짧게 나왔던 도나의 젊은 시절 뜨거웠던 여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반면, 엄마가 없는 섬에서 호텔 경영에 위기를 맞은 소피와 곁을 지키는 ‘샘’(피어스 브로스넌)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도나’의 의미는 점점 더 짙어진다. 

  젊은 도나는 운명을 찾아 칼로카이리 섬으로 향한다. 그 사이에 젊었을 적 ‘해리’(휴 스키너), ‘빌’ (조쉬 딜란), ‘샘’ (제레미 어바인)을 차례로 만난다. 이들을 만나는 사이사이에 <맘마미아!>의 노래들이 배경음악으로 깔려있는데, 그것을 알아채는 맛들도 쏠쏠하다. 예나 지금이나 어딘가 서툰 세 명의 남자들을 만나면서 현재를 만끽하는 도나의 아름다움은 배가된다. 그녀는 인생을 바라보는 순수하고 맑은 눈을 가졌다. 그녀의 초점은 언제나 ‘지금’이다. 지금의 나, 지금의 행복, 지금 여기서 시작될 희망 찬 미래. 

  젊은 도나는 칼로카이리 섬에 닿아 "I have a dream"을 노래한다. <맘마미아!>에서 소피가 영화를 시작하고 마무리 지으며 불렀던 노래다. 꿈을 향한 노래가 딸과 젊은 시절 엄마에게 이어져 있듯이 둘이 겪는 공동의 사건들은 서로 면을 달리하면서 이어진다. 폭풍이 소피에게는 시련이었던 반면, 젊은 도나에게는 샘과 일생의 사랑을 시작하는 시작이 되었던 것처럼. 

  과거에서 현재로 오는 젊은 도나의 이야기와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소피의 이야기는 하나의 답을 찾는다.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는 것. 그리고 소피가 엄마가 자신을 가진 곳에서 엄마가 되면서 ‘재회’의 장소인 호텔 도나 벨라는 생명에 대한 감사와 삶에 대한 희망 찬 의지로 가득 찬다. "Dancing Queen" 이후로 이어지는 극적인 재회들과 음악들은 못 다한 사랑도, 힘들었던 어제도, 오랫동안 멀어졌던 사이도 모두 다 사랑으로 충만하게 한다. 

  삶의 호화스러운 시간만 모아두었던 것 같던 파티가 지나고 9개월 뒤, 소피의 아들 도니의 세례식 장면으로 영화는 엄마에서 딸로, 딸에서 그녀의 아이로 이어지는 긴 이야기를 한 곡의 노래로 정리한다. 과거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이 미래에서 다시 만날 때, 그리고 그 사람들이 엄마와 딸일 때의 감동은 이전의 재회들과는 사뭇 다른 짙은 감정이 있다. 메릴 스트립은 이 때 이 영화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지만, 영화가 층층이 쌓은 도나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소피의 엄마로서의 그녀의 따뜻함만이 가득한 눈빛은 영화에서 가장 큰 무게감을 남긴다.

  <맘마미아!>가 이번이 마지막일지, 어쩌면 시리즈들이 다른 모습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언제나 삶을 조명이 반짝이는 무대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그 황홀한 순간 속에서도 나에게만 또렷하게 보이는 군중 속 소중한 누군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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