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인 Mar 06. 2021

버려진 건물로 아트 문화 공간을 창조한 리사 하빌라

호주 미술계에서 창의적이고상업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사람

필자가 직접 찍은 호주 시드니의 캐리지워크에서 열린 전시회

캐리지 워크(Carriageworks)는 호주에서 가장 큰 예술 전시 공연장이다. 호주 시드니의 레드펀(Redfern)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캐리지 워크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반영하는 예술 작품들을 호주 및 국제 예술가들에게 기념적인 작품을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의뢰하며 전시한다.



작년에 필자는 이렇게 창밖 배경이 아름다웠던 울루물루(Wooloomooloo, 호주 원주민어로 어린 캥거루라는 뜻)의 스튜디오에서 로쉘 헤일리(Rochelle haley)라는 예쁜 교수님의 작업을 도운 적이 있다.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서 비즈로 저런 작품을 만드는 일을 했다.

Rochelle Haley, Ever Sun 2020 Istalled in Carriageworks

이 작품 또한 캐리지 워크에 이렇게 전시가 되었었다. 필자의 작은 손때가 어딘가에 묻어있겠지..

이 작품의 이름은 에버 썬(Ever Sun)인데, 눈과 마음의 불변성에 중심을 맞추며 태양이 떠오르는 과정에서 사람이 경험하는 변화를 목표로 한 설치 작업이다. 로쉘은 예술의 탄력성과 필요성, 아름다움을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이 작품이 공공장소에서 설치되는 것을 원했었는데, 이렇게 캐리지 워크와 시드니 도시 중심에 이 작품은 설치가 되었었다. 



캐리지 워크는 1880년에서 1889년 사이에 지어졌는데, 1900년대까지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곳에서 일하면서 기차 엔진과 기차를 만들었던 이블리 레일웨이 워크숍(Eveleigh Railway Workshops)으로 사용되었다. 역사적으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드니 도시의 발전을 이룬 곳이다. 이 곳은 호주에서 차별받던 원주민들을 동등하게 고용한 최초의 장소 중의 하나였으며, 호주로 이주한 이민자들이 처음 고용된 곳이기다 하다. 하지만 이 곳은 버려진 건물이 되었고, 2002년 정부가 이 건물을 사들여서 호주 예술 위원회와 Creat NSW의 지원 아래 2007년에 예술 감독 리사 하빌라(Lisa Havilah)에 의해 이 곳은 호주의 새로운 문화 구역으로 재개발되었다. 리사 하빌라가 아니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일이다.



리사가 책임자로 일하는 동안, 매년 관객의 수는 두배로 급증했다. 연간 최대 백만 명이 캐리지 워크를 방문하며, 이 곳은 현대 미술 및 공연 예술뿐만 아니라 촬영, 축제, 박람회 및 상업 전시회에 사용된다.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시까지는 신선한 농산물 시장이 열리고 있으니, 시드니에 사시는 분들은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캐리지 워크는 이렇게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여 문화적으로 다양한 커뮤니티를 참여시키고 영감을 주는 예술 도시 문화 구역으로 인정받았다. 이 오래된 공간을 최신식으로 레노베이션을 하지 않고, 그 공간 그대로 사용한다는게 필자에게는 인상적이었다. 


오늘, 필자는 이 리사 하빌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는 앞으로 이 며칠 동안 리사 하빌라에 대한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그전에 그녀에 대해 더 친근하게 느끼고 알아보고 싶어서 브런치에 이렇게 먼저 슬쩍 글을 쓰며 그녀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리사 하빌라는 Carriageworks의 감독 겸 이사였으며, 현재는 호주 시드니 파워 하우스 박물관(Power House Museum)의 최고 경영자 CEO다. 또한 그녀는 시드니 파라마타 지역에 세워질 새로운 파워하우스 박물관의 개발 및 건설을 감독하게 되었다. 이 곳은 2021년 중반에 공사가 시작되어서 2024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Parramatta Powerhouse Museum

그녀는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예술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드니에서 대규모 예술 기관을 활성화했다. 리사는 문화적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커뮤니티 참여와 프로젝트의 개발을 이끌었으며, 캠벨타운 아트 센터(Campbelltown Arts Centre)의 경우는 연간 30,000명이었던 관객들이 190,000명으로 증가했다. 그녀가 책임자로 일한 캐리지 워크, 캠벨타운 아트 센터는 그 이전보다 상당한 관객들을 끌어모았으며, 호주의 문화 예술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또한 그녀는 지역 예술가와 큐레이터를 지원하는 호주의 새로운 현대 시각 예술 단체인 현대 미술 공간 프로젝트(Project Contemporary Art Space)를 호주 울룽공 지역에 창립했다. 그녀는 호주의 예술 정책 개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참여하고 있으며, 호주 시드니의 예술 및 문화 프로그램에 대해 자문을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리사의 업적은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생략한다. 리사 하빌라는 호주의 예술 역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리사의 리더쉽은 다른 누구도 생각치 못했던 것을 생각하며, 그것을 반드시 현실로 실행시키는 창의력과 행동력이 아닌가 싶다. 



리사 하빌라는 시드니의 베리(Berry, 시드니 도심에서 운전해서 대략 3시간 거리)라는 지역에서 자랐으며, 현재까지도 여전히 많은 시간을 베리에서 보낸다. 필자의 교수님께서도 베리에 사신다. 리사와 함께... 응?


필자가 듣기로는 교수님 댁에는 말도 있고.. (필자의 작업을 위해 와이프한테 물어보고 말 꼬리 털을 갖다 주신다고 했는데.. 까먹으신 듯하다..) 농장도 있다고 들었는데, 교수님 댁에 다녀온 필자의 원주민 친구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필자에게 말해줬다.



예전에 필자는 필자의 대학교 교수님이셨던 글렌 바클리(Glenn Barkley)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오늘 이야기하는 리사 하빌라의 남편이 바로 이 글렌 바클리이다.

https://brunch.co.kr/@z5217939/3



리사 하빌라는 호주 예술계에서 워낙 전설적으로 유명한 사람이기에 그분이 교수님의 와이프라는 소리를 듣고 허걱했었다. 호주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제자로서 보는 이 두 분은 정말 본받을만한 점들이 많으신 분들이시다. 정말 열정적이시고, 멋지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리사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도예가셨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법을 공부했다. 아버지 때문에 법을 공부한 이유는 속을 많이 썩였던 그녀의 변덕스러운 십 대를 아버지에게 보상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녀는 당시에 울룽공 대학에서 가장 그림을 잘 그렸다는데.. 어찌된 일인지 리사의 그림은 찾아볼 수가 없다. 


리사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신문기사에서 읽은 내용에 따르면 리사는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별생각 없이 울룽공 대학교(University of Woolongong, 웨스턴스럽지 않은 이름이지만 세계 순위 250위 안에 드는 호주의 대학교이다. 울룽공은 호주 원주민의 언어로 '바다의 소리', '커다란 물고기의 향연'이라고 한다.)에 입학했고, 당시에 만났던 남자 친구였던 글렌 바클리와 함께 본인의 전시회를 위해 울룽공 갤러리에 지원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울룽공 지역에 있는 사업체가 사용하지 않고 있던 부엌 창고를 리모델링해서 그들의 첫 번째 미술관을 열었다. 리사가 21세, 글렌이 20세 때의 일이다. 와.. 나 21살 때에 만난 남자 친구.. 기억도 안 나는데, 정말 이 둘은 소울메이트였나 보다. (필자는 아직도 소울메이트를 못 만났다. 없나? 마음을 내려놓았다.)


예술 보조금의 도움으로 리사와 글렌은 첫 전시회를 개최했는데, 2000여 명의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이를 보고 당시 울룽공 시장은 그들에게 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동의하고, 울룽공 지역의 상점에서는 전시회의 손님들을 위한 무료 와인을 그들에게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이후로 4년 동안 그 두 사람은 예술가가 운영하는 실용적인 갤러리 공간을 만들었다. 리사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예술가를 지원하는 커뮤니티가 얼마나 강력한지에 대한 전체적인 개념을 배웠다고 한다.



Jason Phu's 'Lisa has a much more pleasant face than Glenn.

제이슨 푸 Jason Phu라는 UNSW 출신의 미술가가 아치볼드 공모전을 위해 그린 리사와 글렌이다. (내가 내년에 아치볼드를 위해 글렌 그리려고 했는데... 늦었다. 몇 년이나 늦었어..) 이 그림의 제목은 '리사는 글렌보다 훨씬 더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기타를 치는 동안 끔찍하게 노래를 부르지 않았거나 내가 그녀를 그리는 동안 고양이를 나무에 올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Lisa has a much more pleasant face than Glenn. She doesn’t sing horribly while playing guitar or try to put her cat up a tree while I’m painting her). 작가 제이슨 푸의 정체성을 나타내 주는 낙서 같은 배경의 서예도 인상적이고, 글렌과 리사와 함께 서로 잘 어우러진다.


저 고양이는 브라이언일까. 작년에 심장마비로 아침에 세상을 떠난 글렌의 고양이 브라이언 같이 생겼다.


여담으로 필자가 맨 처음에 브런치에 소개한 글은 호주 아치볼드 공모전에 관한 글인데, 필자의 글에서 제이슨 푸에 대한 그림을 찾을 수 없지만 2019년 어떤 아티스트 또한 제이슨 푸의 초상화를 그려서 전시가 되었었다. 글렌이랑 리사는 제이슨 푸가 그려주고.. 아치볼드에서 필자는 언제 누가 그려주려나.


나도 누군가 아치볼드 공모전에서 나를 그려줄 수 있도록..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노력하며 살아가야겠다.




호주 예술계에서 독특한 리더십을 보여준 리사 하빌라. 그녀는 창의적인 지능과 상업에 운영에 초점을 맞춘 희귀한 조합을 가진 리더라고 호주 사람들은 말한다. 호주의 많은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사, 나도 오늘부터 마음속 깊숙이 그녀를 흠모할 것 같다. 조금 더 그녀에 대해 안 것 같아서 기쁘다.






작가의 이전글 가정 폭력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아리아 조쉬 워터포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