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인 Sep 04. 2021

델 캐서린 발톤,호주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중적 예술가

여성과 광기의 사이, 그녀의 몽환적이고 혼종적인 세계를 말하다

‘come of things’, 2010 (permanent collection, Art Gallery of NSW)

델 캐서린 발톤(Del Kathryn Barton), 언젠가 꼭 한 번쯤 글을 써보고 싶었던 호주의 예술가이다. 필자가 다니는 미술 대학을 나온 선배이고, 현재 호주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있는 젊은 작가 중의 하나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대중성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여러 번 소개한 적도 있는 호주의 가장 큰 공모전 중의 하나인 아치볼드(Archibald Prize) 우승자이기도 하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아치볼드 공모전에서 여성은 단 12번만 상을 받았었는데, 델 캐서린 바통은 그중에서 무려 2번의 아치볼드 상을 수상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총 아치볼드상 수상 4번의 기록 중이다. 현재 너무나도 당연히 그녀의 작품들은 호주의 온갖 크고 유명한 예술관들에 컬렉션으로 소장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언니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사람.

델 언니가 우리 학교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필자는 학교에 더욱 큰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델 언니가 우리 학교에서 강사로 일했었다는데, 수업 한번 못 들어본 게 아쉬울 뿐.


I have come to tell you that I have freed myself. You too can do the same 2005–2006

델 언니의 그림은 호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서점에 가면 델 언니의 그림 모음집이 있는데, 올 컬러북이라서 당연히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고 있지만 소장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시드니의 소더비 경매장 갔었는데, 델 언니의 그림 시작가가 38만 불 정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돈으로 대략 3억 2천7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다. 똑같지는 않았지만 위에 있는 그림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자와 토끼들이 있었던 그림.

지금도 매년 호주에서 점점 이 언니 명성이 올라가면서 그림값이 쭉쭉 올라가는데, 아마 언니 사후(언니 미안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합니다.)에는 그림 값이 훨씬 더 뛰지 않을까. 하여튼, 호주 예술계에서 완전 대박 of 대박 터진 언니시다.


델 언니의 그림은 딱 봐도 누구도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델 언니만의 개성과 느낌, 오묘함이 나타난다. 그래서 델 언니의 그림은 그녀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미술 하면서 자기 것을 찾는 것이 제일 어렵더라. 필자는 아직도 그런 걸 찾는 과정이다. 물론, 델 언니의 그림도 처음부터 이랬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의 지난 그림들을 쭉 보다 보면 그녀 또한 많은 혼란과 과정을 거쳤음을 볼 수 있다.


Bambi Love , 2000(Left) and GIRL #7  , 2004(Right)



UNDER HERE I AM ALREADY , 2006(Left) and That's When I Was Another Tree 3  , 2007(Right)

자신만의 색과 개성이 명확한 작가가 되는 것, 이 대학원 과정이 끝나면 그게 필자의 다음 숙제이다. 어쩌면 이 과정이 필자에게는 이미 찾았을 수도 있고, 어쩌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필자 자신도 필자에 대해 잘 모르겠는데, 필자에 대해 다 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 보면 우습다. 진짜 나도 날 모르겠다. 내 안에 뭐가 있고.. 또 뭘 끄집어내서 작품에 표현해야 할지.


델 언니의 그림을 보니.. 필자도 다시 자유로이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래도 큐레이팅 공부하는 덕분에 올해 엄청난 눈 호강을 하고 있어서.. 이젠 예전보다 좀 더 의미 있고 깊은 작품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지나친 뇌 호강도 추가..)


‘Self-portrait with studio wife’, 2018, (finalist Arhibald Prize 2018)
‘the preservation of the shimmer self’, 2018- 2019

델 언니의 그림들을 보면 사람과 동물들을 기발하게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녀가 즐겨 쓰는 과슈 물감(불투명 수채화 물감, 즉 기존 수채화 물감에서는 한번 틀리면 고치기가 어려웠는데 과슈 물감을 쓰면 계속해서 수정이 가능하다.), 반짝이는 스팽글, 마커, 특이한 재료들을 그림에서 볼 수 있다.


만화 같기도 하고, 신화 같기도 하고, 몽환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몹시도 괴상하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 속 세상은 온갖 정교한 것들로 가득 차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인간과 동물들은 매혹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게 그녀의 그림 속에 표현되어 있다. 너무나도 창의적이다.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그녀만의 작품 스타일.. 그래서 난 그녀가 좋다.


역동적이고, 질감이 풍부한 그림. 필자가 추구하고 그리고 싶은 그림이기도 하다.

물론, 델 언니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내가 지금 젊은 예술가에게 해주고 싶은 강력하고 단호한 조언은
작품에 모든 것을 바치라는 것입니다.

The Highway is a Disco (2015)

위의 이 그림 속에서 강력한 여전사 이미지의 여성은 파란색 캥거루를 타고 있다. 왜 하필 캥거루인지는 밑에 설명하겠다. 그림 속의 사물들과 꽃은 서로 덩굴처럼 엮여 있고, 인물의 표정은 무표정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자, 근데 델 언니의 작품들 속의 인물들은 왜 종종 누드일까.


여성의 몸이 아름다워서? 누드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단순히 그 이유일까?


포르노가 아닌 이상 예술 작품에서 단순히 벌거벗은 몸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림 속에서 인물들은 누드이지만 지나치게 음탕해 보이거나 천박해 보이지 않는다. 델 언니는 육체적이고 시각적인 누드에 시각을 맞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가는 진정한 자아에 대해 관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즉, 그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서 여성의 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다. 델 언니의 작업은 이런 여성의 정신을 탐구하며 여성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성행위를 할 수 있는 것도 여성의 몸이 맞다. 음란물에서 여성의 몸은 그렇게 쓰이니까 그런 생각 충분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외에도 여성의 벌거벗은 몸은 목욕을 하는 편안한 몸, 아이들에게 수유를 하는 몸, 아이를 잉태한 몸, 그저 여성으로서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 몸이다. 델 언니는 그저 이렇게 쓰이고, 본인이 경험한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몸을 작품에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녀의 예술에 깊숙이 스며든다. 즉, 그녀의 작품을 볼 때.. 그저 단순하게 벗은 몸을 그렸네 같은 어린아이 같은 질문을 하시면 이런 중요한 요점을 놓치게 된다라는 것을 유의하시기를.


다시 쉽게 말하자면.. 델 캐서린 발톤의 그림은 정체성과 사회에서 제시해준 여성상에 대해서 그녀가 느끼는 무의식 속의 감정을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이다. 사회에서 원하는 전형적인 여성상과 모순, 두려움과 함께 여성들이 억누르는 감정들, 그런 식으로 델 언니의 그림 속 여성들은 어쩌면 몽환적인 꿈결 속의 세상 속에 있는 강인하고 화려한 여성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단순히 여성들 자신의 잊혀진 방식의 표현일 수도 있다.


You are what is most beautiful about me, a self-portrait with Kell and Arella 2008

델 언니의 작품에서는 이런 여성들을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섹슈얼리티 하게 강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 델 언니는 완벽한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그림 속의 강인하고 화려한 여성을 통해서 모성 및 여성의 역할, 여성성을 나타내었다. 어쩌면 그녀의 그림들은 그녀의 삶의 경험이고, 감동이고, 자전적일 수도 있다. 그녀의 작업 대부분의 의미는 여성의 몸에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성적인 것보다는 그녀의 그림은 더 많은 의미가 있다. 감정, 삶, 사랑, 주고받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성의 대표적인 상징은 무엇인가? '모성애'이다. 델 언니는 자신의 예술 세계에서 여성의 일을 영웅적인 탐구의 시선으로 바꾸었다. 2008년, 델 언니는 자신과 자신의 두 자녀를 그린 자화상에서 아치볼드 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서 나온 자녀들인 켈과 아렐라는 엄마와의 정식적, 육체적 유대를 그림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델 언니는 엄마가 된 경험에 대해서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우주에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엄마로서의 경험은 그녀의 예술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임신과 출산의 강렬한 감정은 델 언니에게 사랑과 관계,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이 같은 감정들은 즉시 델 언니의 작품에 주입되었다. 여성이 여성으로 태어남으로써 주어진 출산과 양육,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삶을 델 언니는 자신의 그림 속에서 화려하고 위대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델 언니의 자유분방함을 좋아해 줘야지만 그녀의 그림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필자가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정말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이기적인 필자에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정말 대단해 보인다. 필자는 아직 용기가 없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일  있다. 하지만 복잡함은 다양성이   있고,  복잡함은 서로 공존하면서 그림을 보는 관객들에게 깊이를 전달한다. 인간의 정체성, 우리와 자연 세계의 관계, 무의식의 작용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그녀의 작품 속에서 탐구할  있다.  언니의 작품들은 이렇게 가장 흥미로운 방식으로 그녀의 삶과 연결이 된다. 그녀의 그림을 보는 관객들에게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고 있고, 현재 호주에서 가장 대중성이  작가로 작품을 이어나가고 있다.


What I am also 2013 and  We Will Ride 2014

캥거루는 모성 상징의 동물이다. 이 그림은 부끄럽지 않게 어머니를 기리는 그림이다. 즉, 캥거루가 등장하는 델 언니의 그림들은 모성애를 상징하고, 호주인으로서의 그녀 자신을 표현한다.

캥거루의 주머니 속을 보시라, 아기 캥거루가 어미의 주머니 속에 있다. 이 그림은 어머니가 되는 것이 정의하는 강인함과 취약성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델 언니의 그림 속에서는 호주인과 다른 세상이 만나는 마법과 환상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세계는 촘촘하고, 화려하고, 풍부하다. 또한, 터무니없는 꿈같은 공상의 풍경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어딜 가나 부정적인 시선들과 말은 존재하는 법. 델 언니의 그림은 화가라기보다는 만화가에 가깝고, 청소년기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난을 당하기도 한다. 뭐, 사실 정상이 아니기는 하다. 델 언니의 그림들 대부분은 정말 광적이다. 하지만 여러번 말했듯이 필자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창의력'이 너무 좋다.


델 언니 그림 속의 여성들은 차갑고 거만해 보인다. 그 여성들은 마음이라는 상상의 세계, 그들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영원히 살아가겠지.


Love You Know, 2009-10

위의 그림 속의 여성은 무척이나 괴기스럽게 표현되어 있는데, 가슴을 다섯 개나 가지고 있다. 그녀의 다리는 비늘이나 깃털로 뒤덮여있으며, 그녀는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다. 그 성기는 마치 자연계와 융합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융합되고 있는 존재는 자연의 자궁이다. 그리고 그녀의 몸 위에는 동물들이 달라붙어 있다. 그리고 그녀의 발톱을 보라, 맹수의 발톱 같다. 왠지 사람이 괴물이 되고, 동물이 되는 과정인 것 같다. 그녀는 왜 이런 괴기스러운 그림을 그리는 걸까? 이와 중에도 배경은 사탕처럼 핑크빛과 온갖 현란한 색들과 함께 달콤하게 표현해냈다.


Love You Know라는 이 작품은 델 언니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이런 작품은 사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종교와 개인의 신념과 매우 맞지 않는다. 자, 하지만 예술가의 상상력만으로 작품을 살펴보자. 일단, 델 언니의 그림에는 수많은 '변형' 혹은 '기형'이 있다. 하지만 델 언니는 이런 괴기스러운 모습을 통해서 그림 속에 인간의 본능을 나타내고자 한다. 그 모습 속에는 광기도 있다.


다양한 시각적, 문학적, 철학적 이론적인 것들이 다양하게 믹스되어서 델 언니의 그림 속에서 혼성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즉,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끝점에서 또 다른 시각으로 서로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깨달음에 대해 그녀는 말하고 있다.


of childhood dreams (a place to stand), 2014

그렇다면 델 언니의 이런 세계관은 어떻게 형성이 되었을까?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매우 강력하다. 어린 시절에서 자라면서 느낀 경험과 감정들은 평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델 언니는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델 언니의 부모님은 히피였는데, 델 언니 스스로 본인은 부모님으로부터 히피 스타일에 가까운 이상한 교육을 받았었다고 말한다. 대학을 가기 전까지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텐트와 헛간에서 살아왔어야만 했다. 그래서 불안과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미술을 시작했는데, 그녀는 그것을 계기로 미술가로서 살아가고 있다. 델 언니의 어머니 카렌(Karen)은 딸의 창의력을 알아보고, 딸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격려하였다. 카렌은 그녀의 딸이 겪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문제를 극복하는데 분명 그림이 도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엄마는 확실히 제 미적 감성을 많이 형성하셨기 때문에 제 그림 속에서는 여성의 몸이 생명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저의 그림은 그녀에 대한 모든 기억을 통하는 항해입니다.

그녀는 만약 지금 그녀가 알고 있는 것들을 그때 알았더라면 오늘날 훌륭한 예술가로서의 삶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면 불안한 어린 시절에서 형성된 창조적인 정신과 깊이 있는 본질은 분명 지식에 짓눌렸을 것이고, 제어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그리기는 델 언니의 감정과 상처, 트라우마를 진정시키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림과 함께 이런 어린 시절을 형성한 이후, 그녀는 풍부한 상상력과 내면의 세계에서의 감정을 사용하여 에로틱하고 환각적인 에너지로 화려한 색감의 그림들을 강박적으로 그렸었다. 자유분방하고 펜으로 그린 다양한 문양들은 그녀만의 감정을 매우 풍부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는 어린 시절에 상상의 세계에서 살아왔었어요. 그리고 나는 그 세월이 나의 창조적인 정신과 본질을 깊이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은 오늘날 나의 작업에서 여전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자란 자연의 모습에서 저는 많은 에너지와 아이디어, 영감을 얻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외곽 시골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델 언니는 사랑, 인간, 동물, 자연 사이를 자유로운 관계로 그녀의 작업 속에서 자연 속 풍경에 대한 묘사 연결 짓는다. 델 언니의 상상 속에서 창조해낸 다른 세상의 자연 풍경은 바로 그녀의 마음으로 통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즉, 그녀는 이러한 상상 속의 자연 풍경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 풍경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화려한 패턴들은 델 언니의 어머니 카렌이 바느질을 통해서 놓았던 자수의 기술을 포함하여 여성의 예술과 공예의 풍부한 전통을 활용한 것이다.


hugo 2013

델 언니는 여성과 동물의 그림 외에도 이렇게 종종 남성도 그려주신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도 출연했었던 호주 배우 휴고 위빙(Hugo Weaving)이다. 그는 호주의 크고 작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었다. 델 언니가 그린 휴고 위빙의 초상화는 아치볼드에서 수상했었는데, 델 언니가 휴고 위빙을 그린 이유는 그는 호주 문화의 보물이며 위대한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델 언니는 휴고 위빙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풍부한 삶의 이야기들에 매료되었고, 그를 초상화로 그림으로써 그의 개인화된 상징을 해석하고 조합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진솔하고 관대하고 깊은 그의 창조적인 영혼을 그림 속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그림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그림 속은 전통적인 그림 기법과 현대적인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을 결합하여 생생하고 독특한 델 언니만의 그림 기법으로 그림을 완성시켰다. 뱅갈 고양이를 안고 있는 휴고의 초상화는 진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그림 기법으로 표현되었으며, 너무 매력적이지 않는가? 이 그림으로 언니는 2013년 호주 아치볼드에서 우승했다.


https://youtu.be/GVow8W8OeOs



그렇다면 아치볼드에서 델 언니를 그려준 사람들이 있을까?

후배들 또한 델 언니의 모습을 초상화로 그려서 이렇게 아치볼드에서 수상을 했었다.


Matthew Clarke - Del Kathryn Barton is a good listener 2021

호주의 예술가 매튜 클라크(Mattew Clarke)와 델 언니의 관계는 인스타그램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서로의 작품을 너무 좋아했었고, 온라인으로 연락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매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예술가인데, 그는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단체와 함께 일하고 있는 델 언니를 존경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매튜는 아치볼드 공모전에 델 언니의 그림으로 참여하기 위해서 그녀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매튜의 이야기들을 델 언니는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었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를 했다고 한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델 언니는 매튜의 팔레트 색감과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컬러 풀하 잠옷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매튜의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 매튜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큰 재미였다. 호주에서 이렇게 재능 있는 작가들을 알게 되어서 나는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Marc Etherington - Del Kathryn Barton and Magic Dog 2015

마크 에더링턴(Marc Etherington)이라는 작가 또한 델 언니의 초상화를 그림으로써 아치볼드에서 2015년에 수상했었다. 마크 에더링턴은 델 언니가 그녀의 그림의 판매를 위해서 이메일을 그에게 보냈을 때,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치볼드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서 델 언니에게 초상화를 그려도 되는지 물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안 났다고 했는데, 델 언니는 흔쾌히 수락해주었다고 한다. 그가 델 언니를 모델로 지목한 이유는 그녀는 그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흥미로운 사람으로 보였고, 그림을 그림으로써 그녀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크 에더링턴은 델 언니가 호주 예술계에서 이룬 업적을 몹시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델 언니의 스튜디오에 방문하여 언니를 스케치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림 속에 델 언니의 소파를 덮고 있는 뜨개질 담요들이 참 인상적이다. 그리고 델 언니의 스튜디오 직원인 매직 도그(Magic Dog)가 언니의 다리 위에서 편하게 쉬고 있다.



https://youtu.be/PFLPVU1xG6A

부디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
당신은 당신의 빨간 장미를 가질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음악으로 달빛으로 지을 것이고, 내 마음의 피로 더럽힐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델 언니의 애니메이션을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델 언니는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나이팅게일과 장미(Nightingale and the Rose)를 전시회를 위해서 14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었다. 짧게 소개를 하자면 나이팅게일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다. (왜? 그 둘도 찢어놔야지!! 내가 안되면 너네도 안돼!!라는 나의 못된 심보가 올라온다. 난 나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도저히 남자에게 영원히 희생할 수 없는 여성이다.. 그래서 난 나이팅게일이 될 수 없나 보다) 불쌍한 나이팅게일은 장미 가시에 찔러서 피가 줄줄 흐르면서 노래한다. 비록 나이팅게일은 죽지만 그곳에는 붉은 장미가 피어난다. 사랑과 상실에 관한 고전적인 이야기이지만 시대를 초월해서 재해석한 오스카 와일드의 나이팅게일과 장미는 이렇게 델 언니만의 스타일로 다시 태어났다.


그녀가 표현하는 비전은 개인화되고 독특하며, 일관성이 없다. 왜냐면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롭게 또다시 창조하고 있으니까. 오늘 쓴 이 글은 정말 그녀의 예술 세계를 지극히 일부분에 대해서 쓴 것이다. 여전히 할 말이 너무나도 많은 예술가이다. 너무 길어지니.. 오늘은 여기서 끝.











작가의 이전글 바늘이 된 그녀와의 만남, 김수자의 바늘 여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