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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인 Jan 28. 2021

호불호 심한 무서운 예술가, 라마쉬 마리오 니씨예드란

제2의 바스키아로 불리는 호주의 젊은 예술가

Photograph by Anna Kucera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리랑카 이민자 출신인 라마쉬 마리오 니씨옌드란(Ramesh Mario Nithiyendran)은 호주에서 제2의 바스키아로 불리며 전 세계에 무서운 속도로 알려지고 있는 젊은 예술가이다. 


그는 성별, 종교와 정치, 대중문화 등등을 탐구하며 비유적 조각의 맥락에서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들고 그린다. 그의 작품은 도발적이고, 장난스럽다. 때로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지한 특이한 작품들이다. 그는 서양 문화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론들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불만, 역사적으로 굳어진 성에 대한 상징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다. 


제 작업은 상당히 개방적이고 다양한 수준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전 제 작품들이 너무 교훈적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Mud Men: Volume II, exhibited in the Encounters sector for Art Basel Hong Kong Exhibition
재앙의 맥락에서 예술가의 역할을 로맨틱 화하는 것은 쉽습니다. 예술가들은 시대를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하고 역사는 위기의 시기에 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바라보고 있음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워낙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아티스트이지만 그건 항상 라마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만큼 지대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라마쉬의 작품이 어린애의 작품처럼 유치하다고 말하면서(솔직히 필자도 한때 그런 생각한 적 있음. 인정.. 하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직접 겪은 라마쉬는 엄청 학술적이고 똑똑한 사람임.) 그의 작품에 눈을 떼지 못한다. 아마 라마쉬 본인도 이러한 논란들을 아주 잘 알고 있으며, 그는 이 논란들을 보란 듯이 즐기는 듯하다. 


어찌 되었건.. 그는 현재 호주의 예술가들 중에서 가장 화려하게 경력들을 쌓으며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인 것은 분명하다. 



'Caramel Standing Figure with Plait' (2019) by Ramesh Nithiyendran


라마쉬를 처음 만난 건 몇 년 전,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의 세라믹 스튜디오에서이다. 

스튜디오에서 자주 마주치는 얼굴이기에 서로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었다. 그는 필자를 하드워커(Hard Worker, 필자는 미대의 노예였다.)라고 불렀고, 때론 장난스럽게 말을 걸기도 했다. 


라마쉬는 청아하고 맑은 호탕한 웃음소리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처음에는 범상치 않은 겉모습과 그의 작품들이 무서웠었다. 그리고 그의 패션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었다. 하지만 이젠 라마쉬가 라마쉬답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다. 라마쉬는 라마쉬 답게 당당하기 때문에 멋진 거다. (사진 속 옷들은 얌전한 편이다. 평상시의 실제 옷들이 훨씬 더 화려하다. 이젠 라마쉬의 당당한 개성이 멋지게 보인다.)


라마쉬는 그림을 그릴 때에 항상 조각품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점토가 육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여서(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다는 이론에 대해.) 점토를 만질 때에는 항상 육체성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도자기는 그림에 비해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라마쉬는 도자기로 조각을 만드는 것에 주로 흥미를 느낀 것 같다. 



Ramesh's Solo exhibition, Creator, Casula Powerhouse Arts Centre. Photography: Mark Pokorny


라마쉬는 매해 호주에서 가장 큰 상들을 받거나 결선에 오른다. 그는 현대 예술가로서 조각, 도자기, 회화 및 드로잉을 작업하며, 주로 자화상을 통해 자신을 작품에 나타낸다. 


작품 속에서 라마쉬는 중립적인 성(젠더)을 갖거나 팔다리가 쭉쭉 많이 자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예술가로서 작품을 활동하며 필자가 느낀 가장 힘든 점이 뭔지 아는가?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지는 것이다. 

유치해질 수는 있어도 순수 해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젠 필자는 라마쉬의 작품들을 받아들이고, 존중한다. 그런 건 필자는 절대 못하는 예술이다. 


저는 실제로 아트 워크를 만들지 않으면 제 자신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매일 스튜디오에 있어야 합니다.


라마쉬는 이러한 창조 행위를 할 때, 가장 자신을 편안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필자가 라마쉬의 SNS를 확인할 때면 라마쉬는 많은 시간들을 실제로도 본인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며 보낸다. 라마쉬가 이루어낸 결과들은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모든 것들은 라마쉬의 노력과 열정의 결과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Ramesh Mario Nithiyendran with his installation for Archie Plus at AGNSW, 2020. Photo Mark Pokorny.
Ramesh Mario Nithiyendran for Archie Plus at AGNSW, 2020. Photo Mark Pokorny.

뉴사우스웨일즈 갤러리(Art Gallery of NSW)의 갤러리 현관 입구에는 라마쉬의 새로운 작품인 77점의 조각상이 있는 작품인 아바타 타워(Avartar Tower)가 설치되었다. 이 작품은 신성한 무언가의 물리적 표현으로서 종교적인 틀을 가지고 아바타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있지만 이모티콘과 같은 글로벌 디지털 문화에서 널리 퍼진 아바타에 대한 참조이기도 하다. 


뉴사우스웨일즈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호주 아티스트 개인에게 매우 영광스러운 일인데, 라마쉬는 이 계기로 공식적으로 스리랑카에 있는 친척들에게 '멋진 아티스트 친척'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Ramesh Mario Nithiyendran: In the Beginning: Untitled Figure 12, 2016
Mud Men, 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Canberra.


라마쉬의 부모님께서는 힌두교와 가톨릭이라는 종교들을 가지고 계시지만 정작 라마쉬 본인은 무신론자라고 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힌두교와 기독교적인 종교적인 것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는 종교 상징주의를 바탕으로 야생처럼 보이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주로 가장 섹시한 형태로 힌두교 예술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라마쉬의 작품들은 대담하고 밝은 색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작품의 형태 또한 원처적이고, 스릴 있다. 그는 인도 남부의 사원을 관찰하였는데, 그곳에서의 색에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의 기본 색상을 기반으로 한다. 


예술에 관해서는 항상 신체적이고 지저분했습니다. 저는 크고 대담한 제스처와 물리적이고 구체화된 창의적인 과정을 좋아합니다. 


그는 예술가로서 인간의 육체를 점토의 매체로 탐구한다. 작품에서는 밝은 색상을 사용하여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의 언어를 묘사한다. 그는 성별 및 라마쉬 본인의 자아, 종교의 개념으로 작품을 확장한다. 그의 작품들은 캐릭터들이 아주 화려한데, 신체와의 관계 및 포스트 휴머니즘과 연결해서 작품을 탐구한다. 



Group Show, Mad Love, ARNDT Art Agency, Berlin. Photography: Bernd Borchardt


라마쉬의 작업은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다. 뒤틀리고 녹아내리며, 때로는 비정상적으로 큰 남성의 성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필자는 처음에 너무 민망해서 라마쉬의 작품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이젠 아.. 라마쉬 작품이구나.. 하고 본다. 이는 라마쉬가 대중문화, 포르노 및 퀴어 이론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 남성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 


저는 제 표현을 기념하고 개방적이며 포괄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마쉬가 만드는 형상들과 이미지, 작품들에는 그의 작품과 상호 작용하는 사람들에게 인류를 확장하라는 노력의 일환의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번식하라, 뭐 그런 뜻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의 작품은 다중 성별 상징주의를 가지고 있다. 몸통을 보면 여러 개의 가슴이 있다던가, 동물과 인간이 형태를 공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라마쉬는 그의 작품에서 육체도 미학이라고 말했다. 



Multi-limbed self-portrait  was a finalist in the 2019 Archibald Prize.


필자가 지난 글에 소개했던 호주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을 기억하시는지.. 

2019년과 2020년에 라마쉬의 페인팅이 아치볼드 미술 공모전에서 최종 작품 54개 중의 하나로 선정되어서 호주에서 논란이 정말 정말로 많았었다. 


글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든.. 관객의 몫이다. 

논란이 꽤 많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예술가이지만..

분명한 건 라마쉬는 현재 호주에서 제일 '핫'한 예술가라는 것이다. 

그 논란들이 그를 더더욱 유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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