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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인 Oct 24. 2021

좋은 큐레이터가 되고 싶어

큐레이터로 시작하는 내 새로운 삶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UNSW, 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에서 공부를 무사히 잘 마친 후, 학교에서 1년 과정으로 큐레이터 석사 과정을 제안받았었다. 원래 2년인데, 1년으로 시간을 줄여주었다. 그리고 학비에도 상당한 혜택을 주어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호주에서 석박사 과정으로 들어가기 전에 좀 더 지식을 쌓고 싶었다. 


덕분에 올해 책은 질리도록 읽고 있으며, 글도 지겹도록 많이 썼다. 


다행히 큐레이터로 일도 찾아서 올해 큐레이터로써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제 시작이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호주에서 큐레이터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 너무 설렌다. 도자기 만드는 과정으로 큐레이터에 대해 비유해보았다. 




도자기 만드는 과정으로 비유한 큐레이터 리스트

[재료 및 도구 목록]

아시아 배경을 가진 큐레이터를 위한 공간 투쟁

서양과 아시아의 폭넓은 경험을 담은 포슬린 점토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려는 욕망의 실크로드

추상적이고 고결한 특성을 추가한 큐레이터의 호기심

풍부한 지식을 흡수하는 스펀지

청중과 소통하는 능력을 증가시킬 공감력

큐레이터 개념과 지식을 다듬어줄 모델링 도구와 툴

작품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분석을 위한 눈금자

미학에 대한 까다로움을 심사하는 턴테이블

현대 미술에 대한 열렬한 욕망과 전시에 대한 창의적 아이디어

큐레이터와 예술가의 창의적 관계를 융합하는 기술을 위한 작은 칼

맡은 역할에 대한 큐레이터의 인식과 청중과 아티스트 사이의 균형


[도자기 큐레이터 흉상 만드는 법]

1. 호기심이 많은 큐레이터의 작업 공간에서 점토를 섬세하게 선택하여 관객에게 보여줄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필자는 디아스포라 경험이 추가되어 있는 서양과 아시아를 연결하고 있는 실크로드에서 온 포슬린 점토를 선택하였다.

2. 공기가 점토에 들어가 있으면 도자기를 구울 때 가마에서 도자기가 깨질 수가 있으니, 적당량의 점토를 손으로 반죽해서 허세와 권위가 담긴 공기를 제거한다. 이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아카이브에 문서화하여 미래에 이러한 나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다.

3. 호기심(영혼의 갈증)과 열정을 혼합한다. 

4. 문화와 전통, 아름다운 행위에 창의성을 더하고 도구와 물레를 사용하여 점토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든다. 

5. 이 작업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모양이 의도한 대로 나오지 않고,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이런 예상치 못하는 난관에 대처하는 큐레이터의 감각적 능력과 경험에 탄력성을 추가하여 문제를 대처한다.

6. 관객 및 예술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여 지식이 풍부한 스펀지와 공감과 배려로 도자기의 거친 가장자리를 매끈하게 만들어준다.

7. 아카이브 및 문서를 창의적으로 사용을 바탕으로 디자인이 된 도자기 흉상에 색을 칠해준다. 특히 큐레이터의 발랄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지식을 보여주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큐레이터 도자기 흉상의 눈을 밝고 빛나게 칠해준다.

8. 작품을 마무리한 후, 큐레이터의 일상생활의 그늘에서 천천히 건조한다.

9. 작품이 건조된 후, 예술가와 큐레이터는 협력과 계승의 에너지를 포함한 창의성이 반영된 작품을 겸손하게 가마로 운반한다.

10. 작품을 800 ~ 900 ° C에서 14 ~ 25 시간 동안 가마에서 천천히 초벌 한다. 이 과정은 큐레이터로서 더더욱 겸손해지고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초벌 된 작품은 갈색에서 어여쁜 핑크빛으로 변하며, 수분이 빠져나가서 크기가 작아지지만 웬만한 충격에는 깨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단단해진다.

11. 초벌 된 작품을 식혀준 후, 다시 한번 유약을 발라서 1200 ~ 1300 ° C의 가마에서 다시 소성한다. 1200 ° C 이상의 뜨거운 가마에서도 온전히 견딘다면 아름답고 귀중한 큐레이터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도자기로 큐레이터 흉상 만드는 과정을 비유해서 큐레이터로서 필요한 것들을 설명했다. 큐레이터는 인간에 대한 문화와 작품,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공 공간에 힘을 가져다주는 전시를 만드는 사람이다. 큐레이터는 억압되고 버려진 역사를 역동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국가, 문화 및 전통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새롭게 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큐레이터는 관람객이 전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에 대한 깊은 관심과 통찰력,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관람객들의 이해를 이끌어야 한다. 큐레이터의 핵심은 관람객과 사회에서의 창의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지속해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큐레이터는 작품들과 컬렉션을 통해 역사와 현실의 복잡성, 사회적 문제들을 표현하고, 우리가 속한 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항상 탐구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과 예술, 삶의 다양한 분야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꿈은 큐레이터로서 관객들에게 마음을 울리고 공감되는 전시회를 기획하는 것이며, 예술의 아름다운 의미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여서 그들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계신 분들께 호주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알리고, 또한 반대로 호주에 계신 분들께 한국의 재능 있는 현대 미술 작가들을 소개해드리는 일을 하고 싶다. 


이제 막 실행되는 단계이다. 

파란만장 미스김, 여기까지 잘 온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많은 풍성한 이야기를 삶에서 만들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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