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확인증도 굿즈가 되는 시대

서브컬처와 새로운 투표 문화의 가능성

by 아백

1. 얼마 전 대선 때도 그러했듯, 선거철이 되면 SNS에서는 투표 인증 이미지의 공유로 왁자지껄해진다. 직접 그린 투표 독려 이미지를 공유하거나, 이를 인쇄해 투표 후 도장을 찍은 인증 사진을 올리는 것이 어느새 우리나라의 고유한 투표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놀이식 공유 문화는 일종의 자발적 캠페인처럼 작동하며, 선거를 하나의 이벤트로 만들고, 그 참여 자체를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2. 투표 인증 방법으로는 수제 이미지 외에도, 요청 시 투표소에서 발급해주는 투표 확인증을 받아오는 방식도 있다.
이러한 투표 확인증 제도는 일본에도 있는데, 일본의 경우 지역별로 오리지널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같은 도장 형태가 아니라 후보명을 수기로 기입하여야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현장감있는 수제 인증서는 좀처럼 볼 수 없다.)

3. 최근 요코하마시는 7월 20일 참의원 선거와 8월 3일 요코하마 시장 선거를 맞아, 인기 버추얼 유튜버(VTuber) 그룹 ‘니지산지’와 협업을 진행했다. 니지산지 소속의 야시로 키즈쿠와 카이세이가 등장하는 투표 독려 영상이나 홍보 포스터는 물론, 이들이 그려져 있는 투표 확인증을 발급했다.
상술한 두 선거에서 각각 다른 투표 확인증이 발급되며, 두 장을 모아 나란히 놓으면 하나의 일러스트처럼 이어지는 형태이다.
과거에도 증명서를 여러 장 모으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도록 설계한 지자체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서브컬처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4. 해당 투표 확인증은 SNS 등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젊은 층의 선거 참여를 촉진시키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X(구 트위터) 등에서 “굿즈 때문에 다녀왔다”, “딸이 받아오라고 졸라서 투표했다”는 식의 후기가 올라오는 등, 실제로 확인증을 받기 위해 투표에 나선 사례들이 공유되었다. 이는 굿즈라는 동기가 실제 선거 참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5. 다만, 결과적으로 이번 요코하마 시장 선거의 실제 투표율은 전 회차보다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수치만으로 효과를 평가하기보다는, 이번 콜라보가 SNS상에서 투표 자체를 ‘참여해보고 싶은 일’로 만든 점, 그리고 서브컬처를 활용해 젊은 층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냈다는 점에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독려 전략의 일부로 봐야 할 것이다.

굿즈와 팬덤 문화가 일상과 연결되는 시대. 이 사례는 투표 역시 ‘참여와 수집의 재미’를 더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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