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인사이트 - CRM
나의 기준이 아닌, 고객의 기준에서 분석하기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탈무드의 ’공주를 구한 삼 형제’ 이야기로 시작해 볼게요. 한 왕국의 임금에게 유별나게 아끼는 외동딸이 있었는데, 불치병으로 눕게 되었어요. 어떻게든 딸의 병을 고쳐주는 사람은 누가 되었든, 사위로 삼고 왕위를 물려줄 것이라는 포고문까지 붙였습니다. 아주 먼 나라에서 모든 걸 볼 수 있는 망원경을 통해 포고문을 발견한 첫째가 형제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어요. 그리고 둘째가 어디든 갈 수 있는 양탄자로 형제들을 모두 데리고 갔어요. 마지막으로 셋째가 누구든 살릴 수 있는 사과로 공주를 살려냈어요.
이 중 누구를 사위로 삼아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1. 모든 걸 볼 수 있는 망원경을 통해 이 일을 발견한 첫째
2. 어디든 갈 수 있는 양탄자로 갈 수 없는 나라에 데려다준 둘째
3. 누구든 살릴 수 있는 사과로 공주를 살려낸 셋째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려볼게요. 만약 내가 사위가 되기 위해서 셋 중 한 명이 된다면, 여러분은 누구를 선택하실 건가요? 결말을 말씀드리자면 공주를 위해 양보한 셋째를 사위로 맞이하면서 끝이 났어요. 여러분들도 정답을 맞히셨나요?
주변에서는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하셨지만, 제 경우는 다음과 같은 근거로 셋째를 선택하였어요. 임금이 외동딸을 유별나게 아끼고 왕위까지 주겠다고 했던 행동에 근거하여 2가지를 유추하였어요.
1. 희소성을 중시하고, 강한 희생정신 가지고 있음
2. 사과는 희소성이 있는 자원이고, 이것을 공주를 위해 먹이는 선택을 한 셋째를 높이 살 것
제 개인적인 가치관보다 임금의 행동을 통해 어떤 것에 많은 가치를 둘지 분석하여 셋째를 선택하였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의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상대의 입장과 행동을 분석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에요. 항상 고객을 분석하는 관점을 가진다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고객의 구매결정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고객은 무엇을, 언제, 어떻게 구매할까요?
고객은 무엇을 구매할까요?
: ‘상품을 구매하고 얻는 만족감’을 구매해요.
고객은 언제 구매할까요?
: ‘만족감 > 가격’ 일 때, 고객은 구매를 결정해요
어떻게 고객은 만족감을 돈으로 환산할까요?
: ‘만족감을 정량화하는 과정’을 통해 돈으로 환산해요.
고객이 얻는 만족감을 정량화하는 방정식을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만족감 = 총 합계{(기여도x기여요소) + (기여도x기여요소) + … }
각 기여요소에 기여도 비중이 곱한 뒤, 전체를 더해서 만족감을 계산하는 방식이에요.
이 방정식에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역할 조직 이해가 필요해요. 비즈니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인 조직의 구조는 다음과 같아요.
일반적인 조직 구조
고객의 만족감 = 0.4*(마케팅&디자인) + 0.2*(영업&MD) + (운영&고객서비스)*0.15 + (개발)*0.05
위와 같은 결과가 정확하다면, 개발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보다 마케팅&디자인에 투자하는 것이 고객의 입장에서 8배의 가치를 갖게 됩니다.
방정식에서 예측한 기여도와 기여 요소가 정확하다는 이야기는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 안다는 의미이고, 곧 우선순위를 안다는 뜻이 되겠죠? 항상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리소스를 분배한다면, 더 큰 고객 만족을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실제 고객 사례 통해 알아보기
‘고객 분석 → 우선순위 파악 → 액션 플랜’의 과정을 저희 고객사의 케이스를 통해 소개 드려볼게요.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커머스 고객사에서 판매 전략에 대한 액션 플랜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구체적인 상황과 수립한 전략은 다음과 같았어요.
1. 고객 데이터 분석:
고객 세분화(*Segmentation) 분석 결과 충성고객이 발생시키는 매출 비중 매우 높음.
제품을 경험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30%로 산업군 대비 높음.
고객이 유입 돼서 발생시킨 총매출(LTV)이 높은 반면, 고객 유치비용(**CAC)은 낮게 지출.
2. 우선순위 파악:
충성고객에 특화된 CRM 관리.
CRM 메시지 개선 방안 부재.
마케팅 비용 포트폴리오 개선.
3. 액션 플랜 수립:
*RFM Segmentation 기반 CRM 커뮤니케이션 고도화.
CRM 메시지 A/B 테스트를 통한 성과 최적화.
마케팅 예산 포트폴리오 재분배를 통한 매출 최적화.
3개월에 걸쳐 위 액션 플랜을 적용했더니 적정 비용을 유지하면서 단기간에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만들 수 있었어요. 우선순위가 높은 영역에 집중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은 영역에 집중했다면, 큰 임팩트를 만들지 못했을 거예요.
여러분들도 말씀드린 방법을 통해, 임팩트 있는 액션 플랜을 한 번 만들어 보시길 권장 드려요.
[각주]
*Segmentation : 고객 또는 사용자를 공통의 특성에 따라 함께 그룹화하는 방법.
*LTV : 한 명의 고객이 ‘고객 생애 주기 동안 기업에 발생시킨 매출’의 정량적인 합계.
*CAC : 마케팅을 집행할 때 신규 고객 한 명을 유치시키기 위해 필요한 비용.
*RFM : Recency, Frequency, Monetary의 약자.
Recency : 얼마나 최근에 구매했는가
Frequency : 얼마나 자주 구매했는가
Monetary : 얼마나 많은 금액을 지출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