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D26 오피스 멀티 데스크 리뷰
글 쓰는 일을 하다 보니,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날이 많다. 많은 시간을 보내니 업무용 제품에 대한 집착도 크다. 와디즈에서 D26 오피스 멀티 데스크 펀딩에 참여한 것도, 조금이라도 인생이 편해지지 않을까-하는 욕심에서였다.
안 그래도 좁은 책상, 좀 더 넓게 써보고 싶었다. 자료를 올려놓는 용도로 써도 좋겠다 싶었다. 와이드 모니터를 쓰기 때문에 모니터 옆에 붙이는 문서 클립은 쓰기 어렵고, 독서대에 올려놓고 옆으로 보자니 목이 아프다. 자료를 앞에 펴놓고 일하는 책상, 나만 원하지는 않았으리라.
펀딩 끝나 날아온 물건에 대한 첫 소감은? 대략 실패. 이거 책상이 좁아서 데스크 밑에 키보드를 넣고 써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엄청나게 불편하다. 키보드가 아예 안보인다는 것은 큰 흠이었다. 손가락도 자꾸 위에 부딪히고, 무엇보다 키보드를 다 외우고 있지만 그래도 특수키 몇 개는 키보드를 확인하고 쳐야 하기 때문이다.
구석에 처박아두고 있다가,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면서 책상을 조금 큰 것으로 옮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설치해봤다. 오오, 이제야 쓸만해졌다. 광고 사진에서 키보드를 다 데스크 바깥으로 빼놓고 있었던 것은, 이유가 있어서 그랬구나-하고 깨달았다.
그러니까 이 제품은, 책상 공간이 너무 작아서 공간을 2층으로 넓히려고 쓰기보다는, 적당히 넓은 책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키보드와 모니터 사이에 자료나 수첩을 놓아두고 쓰는, 뭔가를 보고 적거나 쓰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적당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쓸 경우, 예전에는 키보드 옆으로 놔둬야 해서 불편했던 책상 동선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단점이라면, 없을 때보다는 좀 안 깔끔해 보인다는 것 정도일까. 확실히 책상 정리할 자신만 있다면, 없는 것이 더 깨끗하게 보이기는 한다.
그래도 막상 한 번 쓰니, 물리지를 못하겠다. 눈 앞에 수첩 두고 적으며 일하는 게 이리 편한 일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나는 시각적인 동물이라 여러 가지 정보를 '눈'으로 봐야 제대로 일이 진행되는데, 이런저런 아이디어 떠오를 때, 잠시 생각난 키워드, 인터넷 보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쉽게 메모할 수 있으니 편하다.
책상을 조금 넉넉하게 쓰고 있는 글쟁이들에게는 강추. 여러 가지 자료를 많이 보는 사람들에게도 강추. 키보드 옆에 여러 가지 것들을 놓아두고 쓰는 사람들에게도 추천. 다음번엔 사무용품 포켓이나, 머그컵을 놔둘 공간을 추가해 줘도 좋겠다. 거기에 USB 충전? 기 까지 붙여서 액세서리 세트로 팔아도 좋고.
... 그렇다고 안 써지던 원고가 갑자기 팍팍 써지거나 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