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안팔리는 아이폰은 처음이다
지난 2018년 11월에는, 신작 아이폰 판매량이 영 시원치 않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일본 도코모에서 애플 지원금을 받아 아이폰 XR 가격을 10만원씩 내려판다는 뉴스도 나왔죠. 애플에선 '아이폰 XR'은 잘팔린다!-만 얘기하고 얼마나 팔았는 지는 얘기 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어떤 분이 '여전히 아이폰이 일본에서 잘팔린다!'-기에 살펴보니, 아이폰이 잘 팔리긴 합니다. 아이폰 8이 잘팔리네요. 1위~3위까지 모두 아이폰8입니다. 제가 일본 시장 본의 아니게 자주 들여다보는데, 신작 아이폰이 이렇게 빨리 밀려나는 건 또 처음 보네요. ... 실은 아이폰 XR과 XS가 한번도 상위 랭킹에 못 올라 갔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문제였던 것 같고, 따라서 이번 도코모에서 내건 새로운 아이폰 판매정책도 이해는 갑니다. 어떤 판매정책이냐고요? 간단합니다. 도코모로 번호 이동을 하거나 신규 가입할 경우, 단말기 보조금으로 58,968엔이 지원됩니다. 12개월 약정으로요.
24개월 약정으로 통신 요금 할인 받는 것을 대신 선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도 58,968엔입니다. 사실상 통신 요금 할인을 단말기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약정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아요(해지 위약금 있음). 여기에 더해 '아이폰 데뷔 할인' 8,424엔, 온라인 샵 한정 특전 5,184엔이 붙습니다. 약 26000엔, 우리돈 25~26만원 정도로 아이폰 XR(64G)을 살 수 있습니다(총 할인액 72,576엔).
사실 핵심은 이겁니다. 일본에선 할부 계약시 계약자의 자격을 심사합니다. 특히 10만엔 이상 계약은 할부 심사가 꽤 깐깐합니다. 일본법으로 구매자가 지불 가능한 금액을 조사받아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데요. 거꾸로 말해 구매자가 얼마나 버는 지를 확인받아야 살 수 있다는 거죠. 아이폰 Xs, 아이폰 XR 가격이 올라가면서, 여기에 걸려버렸습니다. 아무나 아이폰 X 시리즈를 살 수 없습니다.
이번에 통신 요금 할인이 아니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단말기 가격을 보조 받으면 할인심사 대상에 해당하는 아이폰 가격 자체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거든요.
물론 이런 정책이라고 해서 아이폰8을 밀어낼 수 있을지 어떨 지는 모릅니다. 도코모의 경우를 보면, 번호 이동을 할 경우 보조금이 74,408엔이나 적용되거든요. 실 구입 가격이 14만원 정도가 되버립니다. 그래도 신작이 20만원대라면, 해볼만한 가격이 됩니다. 아이폰 XS는 64G 기준 실 구매가가 50~60만원대여서 애시당초 게임이 안되고요.
게다가 얼마 전까지, 2년 약정으로 아이폰 8을 구입하며 번호 이동시 7만엔 캐시백을 해주는 대리점까지 나왔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보수적 성향은, 아이폰 X이나 XS로 바로 전환하지 못하게 만드는 심리적 장벽을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 X 라인업은 홈버튼이 없으니까요. 싫든 좋든 이 정도면, 아이폰 신작이 뭔가 핀치에 몰리고 있다고 생각되도 어쩔 수 없다는.
* 출처_BNC 리테일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