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방송에서 함께 출연하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AI 인력 키우겠다고 했는데, 그 중 30%는 해외로 나갔다. 이게 성공했다면 성공한 거겠지만, 앞으로 한국에서 AI 인력 키운다고 잘 되겠냐?"
... 제 대답은 명확했습니다. 계속 키워야 한다고요.
우리에게 AI 리더급 인재가 부족한 것도 맞고, 당장 미국이나 중국만큼 LLM을 잘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는 다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때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예, 우린 지금 AI 겨울이 올지도 모를 시기에 도달했습니다.
가트너는 조만간 AI 기술이 '환멸의 골짜기'에 접어들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돈 벌 구석이 없어서죠. 지금 AI 산업이 경제에 기여하는 건 데이터센터 건설 때문이라는 걸 다들 아실 겁니다. 한마디로 토목 공사로 GDP를 올리고 있는 겁니다.
https://www.gartner.com/en/articles/hype-cycle-for-artificial-intelligence
하지만 이런 데이터센터 건설로 돈을 버는 건? 엔비디아나 SK하이닉스 같은 하드웨어 회사죠. 이들에게 돈을 대는 곳은 구글, 아마존, MS 같은 빅테크고요. 빅테크가 여기에 돈을 쏟아붓는 건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 많이 쓰게 만들어서, 돈을 더 많이 벌 기회를 찾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들 역시 AI 서비스 자체로는 아직 돈을 못 벌고 있고, 다른 기업들도 AI 적용을 고민했지만 이게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짜로, 성과만 놓고 보면 생성 AI는 형편없어요. 쓰는 사람은 많지만 이걸로 뭔가를 만들어 파는 사람은 적고, 생산량 증가라고 해봤자 10% 정도라고 추정됩니다. 신기하다고 돈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결국 AI를 이용해 우리 모두 다 함께 돈을 벌 수 있을 때나 AI는 쓸모를 인정받을 겁니다. 인터넷 보급은 하이퍼링크와 웹브라우저가 촉발시켰지만, 결국 '인터넷 상거래'가 이뤄지면서 널리 쓰게 됐고, 애플이 '앱스토어'를 만들고 나서야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했던 것처럼.
... 누구 하나만 이익을 보는 걸로는 뭐가 안 됩니다. 진짜 기술이 세상을 바꾸려면 같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생태계가 구성되어야 해요.
그런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단순히 AI + 알파로는 잘 나오지 않을 겁니다. 인터넷 초기에 단순히 인터넷 + 알파로 데뷔했던 많은 회사는 다 파산하고 없어졌거든요.
출처 : https://www.nytimes.com/2025/08/13/business/ai-business-payoff-lags.html
문제는 생태계를 만들 아이디어인데 ... 그게 뭔지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전자상거래는 인터넷 이전부터 열망하던 일이었고, 앱스토어는 사람들이 아이폰을 해킹하면서 시작됐는데요.
그런데 AI는? 모르겠단 말이죠.
다시 AI 겨울은 올 거고, 이 시기는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체에게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야죠. 생태계를 만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다만 그걸 막연히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으니, AI로 먹고 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험하는 사람들을 계속 키워야 할 겁니다. AI 기술 인재를 키우는 건 당연하고요.
실제로 싸이월드나 인터넷 게임처럼, 웹 초기 우리가 먼저 아이디어 내고 상용화에 성공한 서비스는 생각보다 꽤 많이 있습니다. 그게 세계 시장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요.
그런 아이디어가 다시 나오고, 성공하고 그러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 짧은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