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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Dec 06. 2016

스타벅스 2017 다이어리 블랙, 리뷰

남들은 안쓴다는 그 다이어리 제가 써봤습니다

연말마다 정기 이벤트가 되어버린 행사가 있다. 스타벅스에서 주는 다이어리를 받는 것. 딱히 이번 다이어리를 받아야겠어!라는 마음은 없었는데, 원래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니... 장만하게 됐다. 막판에 스티커 2개 남은 것을 알고 혼자서 커피 두 잔 마신 것은 비밀이지만.



사실 진짜 문제는 스티커를 모을 때가 아니었다. 바로 어떤 다이어리를 받는가 선택할 때였다. 원래 뭔가를 고르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성격상, 스타벅스 가기 전에 이런 저런 리뷰도 찾아봤는데 대부분 핑크와 민트 밖에 없다. 민트는 너무 크고, 핑크는 일일 다이어리라 너무 두꺼운데... 


일단 가서 보고 고르기로 하고 영업 종료 10분 전에 스타벅스에 도착.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다이어리를 받겠다고 하고 고르는데, 아까의 고민이 다시 찾아온다. 핑크는 두껍고, 민트는 크다...;; 게다가 핑크는 색이 너무 예뻐서, 다 큰 남자가 들고 다닐 물건이 아닌 것 같았다.


결국 내 선택은 블랙. 가장 무난하고, 이제까지 썼던 다른 다이어리도 다 이 색이니까.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별의별 상황에 다 처하게 되는데, 블랙은 가장 때가 덜 탄다. 그런데 ... 이상하게 검은 색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스타벅스에 가도 블랙은 남아 돈다(?). 민트와 핑크는 품절이라는데.


뭔가 내가 잘못 고른건가-하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받은 김에 리뷰나 쓰자-했다. 그래서 적는다. 은근히 희소한, 스타벅스 다이어리, 블랙 이야기다. 색은 정확하게 블랙이라기 보다는, 회색빛 검은색, 그러니까 건메탈 색에 더 가깝다. 



일단 메인 페이지. 처음에 이 다이어리 돌려주면 뭐 드릴께요-하는 페이지 넘기고, 신상정보 다 공개하라고 만들어져 있는 페이지를 넘기면 12월부터 쓸 수 있는 월별 캘린더와 주간 캘린더 페이지가 나온다. 메모 내용이 적은 사람들에게 알맞은, 스케쥴 관리용에 가까운 구성이다. 


다만 다른 것은, 뒷 편 절반 정도가 마름모와 줄이 쳐진 노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메모할 공간 자체는 많이 있다는 것. 사실 이런 류의 다이어리에서, 절반이 그냥 공책에 가까운 구성인 것은 처음이다. 몰스킨이 원래 이랬던가? 옛날에는 안그랬던 것 같은데...


종이 질은 그냥 그냥. 몰스킨 노트 종이 질이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다. 하지만 볼펜이나 연필로 적을 때 별 무리가 없는 종이질인 것은 확실하다. 만년필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음... 한번 테스트 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나을지도. 쫙 펴지는 것은 몰스킨 노트북이라면 당한 거고.



뒷 편에는 쿠폰 세 장과, 편지하거나 선물할 때 쓰라고 만든 페이지가 붙어 있다. 손글씨 편지를 주고 받은 기억이 거의 없는 남자에게는 별 쓸 일 없는 페이지. 애시당초 내가 쓴 글씨도 내가 못 알아보는 판에. 아, 그 전에 주고 받을 여자 친구도 없구나... 


쿠폰은 다른 스벅 다이어리와 똑같다. 원두 구매하면 오늘의 커피 준다는 쿠폰, 샌드위치 사면 커피 준다는 쿠폰, 비오는 날 오면 한잔 더 준다는 쿠폰. 내가 예전에 저 쿠폰 때문에 혼자 커피 두 잔 마신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뭐,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낫다. 



이번 다이어리의 특징은 펜을 끼워준다는 것. 사실 다이어리보다 펜에 더 혹했다. 저 펜, 기능도 별 것 없으면서 가격만 비싸다. 주된 용도는 몰스킨 다이어리에 끼우는 것... 그립감은 그닥 좋지는 않다. 다이어리에 잘 끼워지니까 들고다니는 거지. 예전에는 스티커형 펜 홀더를 붙여서 썼었는데, 개인적으로 그게 더 좋긴 좋았다.



뒤에 메모 용지가 많이 들어간 관계로, 무게는 상당히 무겁다. 432g. 소설책 한권 보다 무겁다. 참고로 스타벅스 톨사이즈 한잔 무게가 350g 좀 넘는다. 이 무게면 여행할 때 가지고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왠만하면 짐은 최대한 줄이고 다니자-파여서.



아참, 잘 모르는 분이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한 팁도 하나 적어둔다. 스벅 다이어리 전용 볼펜의 볼펜심은 다른 볼펜심으로 교체 가능하다. 상단 구멍을 핀 같은 걸로 찔러주면 훅 스위치와 볼펜심이 분리되며, 볼펜심을 갈고나서 다시 끼워주면 된다. 그러니 잉크 떨어졌다고 버리지 마시길.


전체적으로 무난한, 그런 다이어리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은 많이 아쉽고, 쿠폰은 세 장 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돌아왔으니 반갑다. 함께 끼워준 볼펜은 앞으로도 계속 쭈---욱 같이 끼워주길 바란다. 블랙은 돈 주고 살 수 있으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지만, 돌아다닐 일이 많은 사람에겐 어두운 색 커버가 적당하다. 


아무튼 뭐든, 자기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최고다. 사람도 물건도, 잘 맞는 궁합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은 내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앞으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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