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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T Oct 08. 2019

스타와 열애설, 그 영원한 숨바꼭질

도촬 사진으로 ‘변화의 바람’... 여러 이유로 부인하는 경우 많아


“만난 적은 있지만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지인들과 동석해 몇 차례 식사를 했을 뿐”

“서로를 알아가는 중이라 아직은 둘 관계를 규정하기 조심스럽다”     



연예 기사에서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청춘 스타들의 열애 소식. 하지만 열애설이 불거진 뒤 위와 같이 애매모호한 '공식입장'을 많이 접해봤을 것이다. 당당하게 열애사실을 공개하는 커플들도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인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열애설이 오보인 적도 있었지만, 나중에 열애 사실을 시인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스타들은 왜 열애설에 손사래를 칠까? 왜 곧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연예매체 환경 변화에 있다. 특히 파파라치성 도촬 사진이 연예매체의 주요 취재기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열애설 기사엔 사진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사진 없이 글로만 열애설을 제기할 경우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물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 없는 열애설 기사가 터진 경우 소속사는 도촬 사진이 찍혔는지부터 확인하고, 도촬 당하지 않았음을 확신하는 경우 발뺌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 위약금과 이미지 손상 우려로 인해 열애설 기사를 부인하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들 광고 계약 시, 계약서엔 품위 손상에 대한 조항이 있다. 사기 폭행 마약 음주운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모델로 나선 제품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광고 계약시 광고주들은 자사 제품 모델로 나선 연예인이 물의를 일으킨 경우 위약금은 물론 손해배상을 한다는 조항을 넣어두고 있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연예계 상황을 감안해 만들어둔 안전장치인데, 과거엔 열애설도 위약 조건 중 하나였다. 요즘에야 열애 결혼 출산 등은 경사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면서 조항에 넣지 않지만, 여성 연예인의 청순함을 강조하는 제품의 경우 아직까지 이 전근대적인 조항을 넣기도 한다.      



이밖에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거나, 향후 행보에 지장을 초래하는 전례 때문에 열애설을 부인하기도 한다. 연인을 위해, 혹은 솔직당당 쿨한 성격의 연예인의 경우 열애설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열애설을 인정하고나면 이후 활동할 때마다 열애와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진다. 영화/드라마 제작발표회지만 작품과 배역에 대한 질문보다는 연인에 대한 근황을 묻는 질문이 더 많다. 아예 자신과 관련된 기사엔 ‘OOO의 연인 XXX’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래도 잘 사귀고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문제는 결별했을 경우다. 결별 그 자체로도 힘든데 기자들과 팬들이 그 아픈 기억을 끊임없이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열애설 이후 연인에 대한 질문 공세로 자신을 괴롭히던 기자들은 결별 후엔 헤어진 이유와 심경 등에 대해 질문세례를 퍼붓는다.     



한창 사랑을 나누던 시절 함께 찍은 사진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과거 연예매체 기반이 종이 신문이었던 시절엔 날짜 지난 신문들은 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열애와 결별 기사가 게재된 그 시점만 잘 버티면 됐다. 하지만 연예매체의 기반이 온라인/모바일로 바뀌고 나서 사정이 달라졌다. 해당 연예인 이름만 검색하면 열애 시절 찍어둔 꽁냥꽁냥한 사진들이 우수수 쏟아지기 때문이다.      



뉴스 기사와 보도 사진만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해당 언론사에 삭제 요청을 하거나 언론중재위에 호소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과 네티즌들이 이 사진들을 박제(캡처)해두는 경우도 많다. 언론사의 손을 떠난 경우다. 기사는 삭제하면 되지만 이미 캡처된 사진은 돌이킬 수 없다. 이런 캡처 사진들은 개인 블로그나 SNS 계정, 유튜브에 남아있으며 임의 삭제가 불가능하다. 일일이 해당 블로그나 SNS 주인장을 만나 삭제해달라고 읍소해야 한다.     



그렇다면 열애설 기사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카더라 등 소문을 중심으로 한 기사는 신빙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황과 사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물증을 확보하고 쓴 경우는 신빙성이 높다. 특히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내고 열애설을 부인했지만 최초 기사가 수정이나 삭제되지 않은 경우도 열애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소속사 차원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 소위 '언플'을 한 경우다.      



열애설이 오보라면 해당 연예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피해를 입힌 만큼 기사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맞다. 실제로 오보일 경우 소속사는 보도자료 내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 앞서 열애설을 최초 보도한 기자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기사 삭제나 수정을 요청한다.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이런 절차 없이 보도자료로만 애매모호하게 부인할 경우 위에서 밝힌 이유들 때문에 부인부터 하고 부인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의 가십거리로 조회 수를 올리려는 연예매체와 기자들, 그리고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은 연예인들. 한창 ‘피끓는 청춘’들이 모여있기에 이들의 숨바꼭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열애설 기사는 ‘(기레기라고) 욕하면서 보는’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 같다.      




Copyright(C) Oct.2019 by Writer T.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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