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휴직의 시작
휴직을 하면 해야지, 하고 다짐했던 것들이 있었다. 당연히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여기에는 차차 시작하게 되면 쓰겠지만, 운동만큼은 휴직기간 동안 꾸준히 하리라 다짐했다. 나 자신을 잘 알기에, 거창한 운동은 꿈도 꾸지 않았고 그저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동네 한 바퀴 뛰어보자 다짐했더랬다. 바로 오늘부터 말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제 어쩐 일인지 잠이 통 오질 않았다. 아내가 나에게 제일 부러워하는 것이 머리만 대면 숙면에 빠져드는, 언제 어디서든 꿀잠을 보장하는 몸뚱이고 나 스스로도 여기에 자부심이 있는데, 어제는 휴직을 시작한 설렘 때문인지 정말로 잠이 오질 않았다. 뒤척이다 결국 일어나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잠자리에 든 시각이 새벽 3시 30분. 자리에 누우며, 알람을 6시 30분에 맞추면서도 ‘아마 안될 거야...’ 생각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2.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알람 2분 전이었다. 잠시 눈을 감고 갈등했다. 일어날 것인가, 모른 척 다시 잠들 것인가. 육체는 간절히 후자를 원했으나, 좌뇌와 우뇌 사이 뇌량의 어느 작은 부분(a.k.a. 양심)에서 냉소적이면서도 묵직하게 말했다. “첫날부터...? 그럼 그렇지...” 양심에 찔려버린 나는 그렇게 묵직한 몸뚱이를 일으켰던 것이다.
사실 아내는 나의 운동 다짐을 듣고는, 영 마땅치 않아했다. 안 그래도 매일 피곤을 호소하는 놈이, 안 하던 운동까지 하면 오죽하겠냐는 지극히 논리적인 이유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나의 반론에 아내는 불신 반 포기 반의 가벼움으로 나의 몸부림을 허하였다. 그래서인지 짧은 운동을 다녀온 후 샤워를 하고 나오는 동안 일어난 아내는 내심 놀라는 눈치였다. 그러면서도 아침부터 고생했다는 말에 오늘 졸지 말라는 말을 덧붙이시니, 나는 그저 고개를 조아리며 “알겠습니다!” 대답할 뿐이었다.
그렇게, 휴직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물론, 오늘 하루 아내에게 세수 좀 하고 오라는 말을 서너 번 듣긴 했으나, 시작이 좋다고 자평해본다.
오늘의 도은
- 어린이집 답사차 방문 :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아직 많아 낯선지, 입구부터 안 들어간다고 울어버렸지만 뽀로로 공과 장난감에 현혹되어 간신히 입장했다. 5월 셋째 주부터 등원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