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4위가 되었지만 행복해요
원래대로라면 오늘 도은이는 어린이집 첫 등원을 하는 날이었어야 하지만, 우리 가족 일정에 차질이 생겨 등원을 조금 미루게 되었다. 간략히 설명하면, 어머니, 아버지 생신이 며칠 간격으로 5월에 자리하고 있어 지난주에 처가댁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코로나 이슈가 생겨 일단 방문을 미루기로 했는데, 다행히 음성으로 판명되어 조금 급하게 어제 처가댁에 내려왔다. 그래서 도은이는 수요일부터 등원을 하기로 했다.
여하 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난 도은이는 어제부터 신나게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다. 물론 짜증이 나거나 졸릴 때에는 여전히 엄마를 찾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잘 놀아서 오래간만에 아내가 조금 숨을 돌린다. 나는 자연스럽게 랭킹 2위에서 랭킹 4위로 밀려났고, 도은이는 아빠를 거의 찾지도 않는 지경이다. 뭐,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기도 하다. (껄껄)
할머니, 할아버지 효과인지, 도은이는 낮잠을 잤다고 하기도 뭐하게 30분 만에 일어났지만 오후 시간 내내 크게 땡깡도 부리지 않고 잘 놀았다. 그래서 어머니가 전부터 도은이와 함께 가고 싶어 하던 대청호를 다녀왔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 대청호 나들이 후에 도은이는 얌전히 목욕도 잘하고, 적당히 엄마를 힘들게 한 후 늦지 않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결혼 후 내내 느껴왔지만 특히나 도은이가 태어난 후 양가 부모님의 든든함과 감사함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다. 이전에는 네 분의 우리를 향한 애정이 혹시나 오해를 사거나 부담이 될까 조심스럽고 자제하셨던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간 참아오신 것까지 이자를 쳐서 도은이를 향해 쏟아내시는 것마냥 정말 아낌없는 사랑을 주시고 있다. 아무쪼록 도은이가 그 마음을 온전히 잘 받아 커서도 감사하며 살 수 있게 가르치며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전에, 나부터 감사함을 표현하는 법을 더 배워야겠지만...
오늘의 도은
- 생애 첫 사제 음료 섭취 :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여서 가능한 일들 중 하나는 도은이가 그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먹어볼 기회가 생긴다는 점. 대청호 카페에서 어머니는 도은이도 이런 걸 먹어볼 때가 됐다며 토마토 주스를 시키셨고, 도은이는 생애 첫 카페 음료를 마시게 된 것이다. 몇 번 쭉쭉 들이키던 도은이는 주스가 얼마나 맛있는지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한 명씩 맛보라며 빨대를 내밀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빼앗길까 두 손으로 컵을 꼭 잡고 있었다. 정말, 내 딸이지만 귀여운 생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