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휴직일기

220527

통곡의 벽

by 잘코사니

지난 수요일부터 어린이집 입구에서 엄마와 떨어져 혼자 들어가게 된 도은이. 수요일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로 벙쪄서 들어갔다. 목요일에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안간힘을 썼으나 선생님의 구슬림으로 결국 들어갔고, 울다 놀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오늘, 들어가기 전부터 울기 시작했고, 거의 끌려들어가다시피 들어간 후에도 대성통곡을 멈추지 않아 밖에서 그 소리를 듣던 아내도 함께 통곡하고야 말았다. 어린이집 벽을 사이에 두고 울려 퍼진 통곡, 말 그대로 통곡의 벽이었다.


아내는 그런 생각을 했단다. 본인이 지금 집에 있고, 심지어 아빠까지 휴직해 둘 다 집에 있는데 뭐하러 도은이에게 이런 고생을 시키며 어린이집을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도은이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기분이란다. 그럼에도 나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조금 힘들어도 어린이집에 적응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오늘 둘의 통곡을 들으면서는 나 역시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느 정도 해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보내지 말자고 했다. 물론 도은이가 조금씩 적응해서 잘 다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긴 하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눈가가 촉촉한 도은이를 하원 시키며 3일 내내 이런 말을 덧붙였다. 도은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을 거라고, 아마 짜증을 많이 내고 힘들어할 테지만 지금 시기에는 웬만하면 다 받아주고 달래주라고 말이다. 알겠노라고 했지만, 그렇게 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도은이가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나 보다. 사사건건 짜증을 내고 소리를 치며,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더 못되게 군다. 별 수 있나. 달래고 어르고 안아주기만을 반복한다. 그 덕에 아내는 하루하루 더 초췌해진다.


부모가 되어가는 게 역시 어렵구나 싶다. 우리의 결정이 어린 도은이의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텐데, 어떤 결정이든 모든 부분을 다 만족시키지 못한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을 알 수 없는 문제를 푸는 기분이다. 그저 어떤 식으로는 답을 써 내려가고, 그게 도은이와 우리 세 가족에게 긍정적이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힘내자, 도은아!



오늘의 도은

- 젤리에 눈을 뜬 도은 : 누나가 조카를 준다고 산 젤리 몇 개를 얻어와 도은이에게 줬다. 게 눈 감추듯 젤리를 해치웠다. 그걸 본 아내는 도은이도 이런 걸 좀 줘야겠다고 했다. 그래서 줬다. 게가 눈을 계속 감춘다.

근데 젤리가 꽤 비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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