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도은
2주째 어린이집에 적응 중인 도은이는 여전히 아침마다 눈물 콧물을 쏟는다. 어린이집에 들어설 때부터 울기 시작해 아내와 헤어지는 순간까지 통곡을 한다. 그런 도은이를 떼어놓고 나오는 아내도 어린이집 앞 벤치에서 미안함과 안쓰러움에 눈물을 쏟는다. 그래서 아내는 여전히, 도은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맞는 선택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아내의 말이 맞다. 도은이만 생각한다면 부모가 다 집에 있는데 굳이 그 어린 나이에 부모와 생이별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사실 없다. 다만 도은이가 어린이집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다면 우리가 그만큼 휴식과 나름의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이유를 부정하긴 어렵다.
이래저래 어린이집 이슈로 아내와 대화도 다툼도 많이 한 끝에, 정 안 되겠으면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자고 했다. 그러던 오늘, 역시나 어린이집에 들어서며 울기 시작하는 도은이와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정말 그만 보내야 하나 생각했다. 조금 후 아내가 평소와 달리 약간 흥분된 표정으로 나오며, 도은이가 울다가 선생님을 보고 아내 품에서 몸을 틀어 선생님에게 안겼다고 했다. 이런 건 처음이라며, 드디어 조금씩 적응을 하려나 보다며 신나 했다. 30분 후 선생님이 데리고 나온 도은이의 표정이 아주 밝았다. 선생님도 어제까지와 달리 도은이가 친구들에게도 다가갔다며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 덕분일까. 도은이가 정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 보였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나를 보고도 아무 이유 없이 빵긋빵긋 웃어주었고, 하루에도 수천 번씩 외치던 “아냐!”도 많이 듣지 못했다. 밥도 잘 먹었고, 평소에는 싫어하던 응가 닦기도 순순히 응해주었다. 이 무슨 마법 같은 하루인지, 아내와 몇 번 눈을 마주치며 의아해했다. 약간의 흥분상태가 지속되었던 탓인지, 밤잠이 좀 늦긴 했지만 이런 무드라면 더 늦게 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여러모로 도은이에게 고마운 하루였다. 스스로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텐데, 오히려 우리에게 이런 행복을 준다.
오늘의 도은
- 바퀴 달린 도은 : 가기 싫어하는 어린이집에 데려가려니 도은이는 절대 걷지를 않는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사람이 많은 곳을 가면 이내 아내에게 안아달라고 칭얼거린다. 그 덕에 아내는 다시 팔과 허리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예전부터 고민하던 자전거 유모차를 구입했다. 어린 시절부터 통 유모차를 타기 싫어해서 반신반의하며 구입했는데 웬걸, 너무 좋아했다. 오늘 택배가 오자마자 당장 타겠다고 난리다. 아내는 자전거를 밀며, 걷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임을 새삼 느꼈다. 부디 다음 주부터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등원해주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