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을 맞아 백사실 계곡으로 걷기 명상을 다녀왔다.
입구에 다다르자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정화의 전주곡처럼 나를 맞이했다.
나는 묵언으로 계곡의 모든 존재들과 교감하고 싶었다.
마음이 그러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도처에 새싹을 피운 나무, 화려함을 뽐내는 꽃봉오리,
심지어 돌멩이 하나조차 생명의 교향곡 속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그곳은 마치 자연이 조화롭게 연주하는 봄의 무대 같았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간이 숨어 있었다니.
나는 그들이 내뿜는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피부의 땀구멍 하나하나가 숨을 쉬며,
내가 세상살이 속에 쌓아둔 서운함과 답답함을 조금씩 내뱉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연이 답이다.”
말하지 않아도,
내 아픔을 알아주는 듯한 나무와 바람,
쉼 없이 흐르는 물소리가 내 마음에 다정히 속삭였다.
멈추지 마. 흔들리더라도 다시 피어날 수 있어.
그날, 나는 자연 속에서
말보다 깊은 위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