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집착의 그림자, 투명해지고 싶은 마음

by 엠마

나는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생각이 구름처럼 피어나면,

그 생각들은 곧 나의 말이 되고, 글이 된다.

나에겐 그것이 자연스럽고 즐거운 흐름이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듣는 이는 피곤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요즘 나는 사람에게 말하는 대신,

브런치에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마치 내 마음속 이야기들이 조용히 증발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글을 쓰며 방어기제가 ‘승화’로 작동하는 걸 느낀다.

고통도, 욕망도, 외로움도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며 조금씩 가벼워진다.

그런데,

좋기만 하지는 않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하트 수에 신경이 쓰이고,

구독자 수를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하게 된다.

올라가는 숫자에 기분이 오르고,

움직이지 않는 숫자에 괜히 마음이 쪼그라든다.

나에게 글은 치유였고,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누군가에게 ‘확인’ 받고 싶어지는 순간,

나는 다시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었다.

하트와 구독은 공감의 증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내 불안이 기대고 싶은 외부의 기준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조차

내 안의 이런 마음을 들키는 게 민망하고,

조금은 부끄럽다.

그래도 나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조금 더 투명해지고 싶다.

공감받고 싶은 마음도,

두려움도,

숫자에 흔들리는 나도

모두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오늘도 한 줄 써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5. 백사실 계곡, 자연이 건넨 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