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가슴에 가득 차 있던 감정이
어느 순간, 훅 하고 빠져나갔다.
놀라울 만큼 갑작스럽고, 또 시원한 순간이었다.
뭐가 그렇게 아쉬워서
그토록 꽉 쥐고 있었을까?
이제 와 돌아보면
그건 애정이라기보다,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집착이었던 것 같다.
집착이 시작되면,
정견(正見)—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이 흐려진다.
보이고 싶은 대로만 보게 되고,
결국은 나 자신까지 왜곡하게 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이해와 방관의 감정은
의외로 굉장히 개운하다.
마치 꽉 끼던 신발을 벗어버린 것처럼,
답답했던 마음의 문이 확 열리는 기분이다.
생각이 생각을 부르고,
그 생각이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언제부턴가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을 잠시 놓아보니
그 안에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숨어 있었다.
비워내야 보인다.
놓아야 비로소 내 안에 여백이 생긴다.
그리고 그 여백 안에서
나는 처음으로,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숨 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