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by 엠마


여행에서 얻는 것이 꼭 아름다운 풍경이나 새로운 문화만은 아니다.

나에게 여행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우연한 인연이,

때로는 그 어떤 절경보다 더 오래 내 마음에 남아있다.


몇 년 전 파리 여행에서 만난 미국 여성도 그렇다.

그녀는 우리 딸과 같은 나이의 딸을 둔 엄마였다.

우연히 함께 옆자리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같은 24살의 자녀를 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갑자기 그녀의 테이핑문화에 익숙한 손놀림으로 잔을 들어 올리더니 우리 아이의 24살 생일을 축하해 주자며, 포크로 잔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크리스털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레스토랑의 조명이 어우러진 순간,

그곳에 있던 모두가 우리 딸의 24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그날의 커튼콜처럼 들려오는 크리스털의 울림과 따뜻한 미소들…

아직도 믿기지 않을 만큼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또 한 번은 파리의 새벽,

일정 때문에 이슬비를 맞으며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을 때다.

한 남성이 다가와 어디로 가느냐고 묻더니,

“파리의 이곳은 치안이 좋지 않아요.

제가 안전한 정류장까지 데려다 줄게요.”

라고 말했다.

우리는 긴가민가했지만 시간이 촉박했고,

결국 믿어보기로 했다.


그 남자는 길을 걸으며 우리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아세요?” 하고 웃으며 말했다.

“저 춤추는 사람이에요. 보여드려도 될까요?”


보슬비가 내리던 그 새벽,

스산한 바람 속에서 가로등 불빛을 조명 삼아

그가 춘 춤은 우리 둘만을 위한 공연 같았다.

얼마나 아름답고 자유로웠던지…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세계적인 보딩댄스 챔피언이었고,

한국에서도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인연들이 많다.

길을 헤매던 우리에게 자신의 책 한 페이지를 찢어가며

길을 알려준 한국인 아저씨,

홍콩에서 유명한 제니 쿠키를 사기 위해 변장까지 하며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던 중국 아주머니.


이처럼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여행에 따뜻한 색을 덧칠해 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매해 열심히 일하고,

아이들과 떠나는 여행을 손꼽아 기다린다.

세상 어느 곳을 가든 늘

새로운 추억과 스토리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번 미국 여행에서도

어떤 인연이 나와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기는 포틀랜드, 그래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