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포틀랜드, 그래도 괜찮아

by 엠마


미국 포틀랜드.

꿈에 그리던 자비명상 미술치료 해외 워크숍이 시작되는 곳이자,

지금 나의 ‘혼돈과 회복’이 함께 일어나는 무대다.


여독 때문인지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출국 전날까지 마무리할 일들이 산더미였고,

공항에서부터 시작된 고군분투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알게 된 건 시누이의 오타 소식 여기는 9일이 화요일이 아니라 토요일이라는 것이다

워크숍 홍보용 포스터 속 날짜가 **‘9일’이 아닌 ‘6일’**로 제작되어 있다는 사실.

화들짝 놀라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미 보낸 포스터, 오타, 시간차, 메일…

모든 게 겹쳐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침착하게 정정 메일을 보내려 노트북을 켜는 순간,

또 다른 문제. 변압기를 두고 온 것이다.


급하게 마트로 달려갔지만 환한데도 불구하고 이미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은 시간.

알레르기 약까지 사려던 계획도 틀어졌다.

간신히 찾은 팝업 스토어에서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는 한참을 다른 진열대를 뒤적이더니 있다 없다 말도 없이 다른 쪽으로 가 무엇을 열심히 하고 있어 물건을 찾는지 알았는데 결국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응대에 순간 당황했지만,

시누이가 조용히 말해주었다.

“여긴 단기 알바가 많고, 문화도 달라. 이해해 보자.”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시누이가 추천해 준 **‘비스킷’**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입소문 난 맛집이었고,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주문 오류.

직원이 엉뚱한 메뉴를 가져왔고, 다시 말하니

“그건 그냥 드세요, 주문하신 메뉴도 다시 가져다 드릴게요.”

한국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상황.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 잘못 나온 메뉴가 더 맛있었다는 것.

계산서를 보니 그 메뉴는 청구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여행은

나를 계속 어긋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우연히 만나게 하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편함, 꼬임, 예상치 못한 변수들.

그 속에서 나는 다시 내 마음속 지니에게 속삭인다.

“그래도 괜찮아. 엠마, 잘하고 있어.”

스토리는 고난이 있어야 흥미롭고,

삶의 한 장면도 결국 그렇게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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