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왠지 모르게 ‘부자’가 된 것 같다.
돈 때문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 많다는 사실 때문이다.
무언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내가 어떤 씨앗을 심었다는 증거고,
그 기다림이 길수록,
얼마나 애써왔는지를 보여주는
아픔의 결실이기도 하다.
참 힘든 시간이었다.
울고 싶어도 참아야 했고,
지쳤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찮다”는 말로
덮어야만 했던 나날들.
속은 곪아가는데 겉은 멀쩡한 척,
괜찮은 사람인 척,
잘해내는 사람인 척
살아야 했던 그 시간은
어쩌면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아닌 척’이라는 감옥이었다.
그 감옥은 참 정교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직접 만든 벽이기에,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었고
또 누구도 나를 꺼내줄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나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야 했다.
그 시작은 아주 작았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이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말 한마디가
내 안에 쌓여 있던 눈물을 녹였고,
차갑게 굳어 있던
마음의 틈이 조금씩 풀어졌다.
아픔은 여전히 나와 함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안다.
그 아픔이 나를 깊게 만들었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는 걸.
그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그 아팠던 순간들을
보물처럼 꺼내어 바라본다.
그것들은 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나를 만들어준 것들이니까.
기다림이라는 선물 속에
숨겨진 내 노력의 흔적들.
그 덕분에 나는 오늘,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조용히 다짐해본다.
앞으로도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더는 아닌 척하지 말고,
진짜 나로 살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