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흐른다

by 엠마


어느 스님의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마음은 생물이다.”

그 말이 이렇게 와닿는 날들이 있다.


어제는 그렇게 밉던 사람에게

오늘은 묘하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매일 아침 얼굴만 봐도 불편했던 사람이

어느 날은 다정하게 커피를 건넨다.

나도 모르게 그를 위해 작은 간식을 챙기고 있는 나를 본다.


또 반대로, 어제까진 찰떡같이 마음이 맞던 이가

오늘은 뜻밖의 말 한마디로 적처럼 느껴진다.

당황스럽고 서운하고, 마음이 이리저리 쏠린다.


마음은 그렇다.

흐르고, 바뀌고, 흔들린다.

고정된 진실처럼 보이다가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얼굴을 내민다.

그게 마음의 본성이다.


그래서 나는

이 흐르는 마음을 억지로 붙잡거나 고치려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이 마음에 ‘자비’라는 뿌리를 내려보기로 했다.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도록,

상처받더라도 미움에 잠기지 않도록.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내가 그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흐름은 고요해질 수 있다.

미움이 흘러가고, 서운함이 지나가고,

그 자리에 다시 다정함이 스며들 때까지

나는 그저 조용히, 나의 중심을 붙들기로 한다.


자비는 그렇게,

흔들리는 내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따뜻한 뿌리다.

그리고 그 뿌리가 깊어질수록

나는 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화,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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