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비가 내린다.
누군가에게는 기다리던 단비일 테고,
또 누군가에겐
마음속 슬픔을 더 키우는 눈물 같은 비일지도 모른다.
같은 비인데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감정은 참 다르다.
오늘 나에게 이 비는
조용히 내려앉는 무게다.
마음이 축축해지고, 생각이 더 느려지고,
우울함이 더 눅진하게 내려앉는다.
물론 안다.
이 비는 곧 그칠 거라는 걸.
내일이면 햇살이 들고, 땅은 다시 마를 거라는 걸.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지치고, 힘들다.
그리고 그 감정을 굳이 외면하고 싶진 않다.
비가 오는 날에는,
그저 비가 오는 감정으로 살아도 되는 거니까.
다시 창밖을 본다.
그곳엔
연녹색 새싹이 살짝 고개를 들고 있고,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우산을 씌워주는 엄마의 따뜻한 몸짓도 있다.
같은 창, 같은 비,
하지만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안다.
이 감정도 지나갈 거라는 걸.
오늘의 이 회색빛 마음이
내일은 분홍빛 웃음이 될 수도 있고,
모레는 그저 평범한 하루의 배경이 될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저,
비 오는 하루에 나를 그대로 두기로 한다.
https://youtu.be/x_R9YcSQgWA?si=Lb2bgtHCycBRBy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