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무렵이 고통스러우면,
눈 뜨는 아침도 고통스럽다.
밤새도록
내 안의 고통이 몸에 배어,
어김없이
또 하나의 힘겨운 하루를 만들어낸다.
말 못 할 억울함,
말해도 소용없는 무력감.
나는 누군가의 권위와 제도,
권력이라는 빗자루에 쓸려 다녔다.
그리하여 닳고 닳아,
결국 내 본질의 모습은 사라지고
남은 건 ‘
그들에게 맞춰진 나’의 껍데기뿐이었다.
나는 천만금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더 큰 자리를 탐한 것도,
누군가를 밀어내고자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아픔이 조금은 이해받고,
설명될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고통을 들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말하면 불편해질 관계,
표현하면 꺼내질 불이익 앞에서
나는 침묵을 선택했다.
그 침묵 속에서,
내 아픔은
차갑고 고요하게 숙성되었다.
원인조차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아프고
그 아픔이 나를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상태로.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깊은 고통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왜 나는 참아야만 했을까?’
‘왜 나는 나의 아픔을 설명할 수 없었을까?’
이 질문들이
스스로를 깨우기 시작했다.
지워졌던 본질이
아주 희미하게나마 되살아났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이 고통을
누구에게 설명받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내가 나의 아픔을 인정해 주자고.
설명이 안 돼도,
이유가 없어도
“그래, 너 많이 아팠구나” 하고
내 마음을 안아주기로 했다.
그 순간부터
고통은 더 이상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되살리는 시간이 되기 시작했다.
더는 쓸려 다니지 않겠다고
내가 나에게 다짐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