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고통은 고통을 부른다

by 엠마

잠들 무렵이 고통스러우면,

눈 뜨는 아침도 고통스럽다.

밤새도록

내 안의 고통이 몸에 배어,

어김없이

또 하나의 힘겨운 하루를 만들어낸다.

말 못 할 억울함,

말해도 소용없는 무력감.

나는 누군가의 권위와 제도,

권력이라는 빗자루에 쓸려 다녔다.

그리하여 닳고 닳아,

결국 내 본질의 모습은 사라지고

남은 건 ‘

그들에게 맞춰진 나’의 껍데기뿐이었다.

나는 천만금을 바란 것도 아니었다.

더 큰 자리를 탐한 것도,

누군가를 밀어내고자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아픔이 조금은 이해받고,

설명될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고통을 들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말하면 불편해질 관계,

표현하면 꺼내질 불이익 앞에서

나는 침묵을 선택했다.

그 침묵 속에서,

내 아픔은

차갑고 고요하게 숙성되었다.

원인조차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아프고

그 아픔이 나를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상태로.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깊은 고통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왜 나는 참아야만 했을까?’

‘왜 나는 나의 아픔을 설명할 수 없었을까?’

이 질문들이

스스로를 깨우기 시작했다.

지워졌던 본질이

아주 희미하게나마 되살아났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이 고통을

누구에게 설명받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내가 나의 아픔을 인정해 주자고.

설명이 안 돼도,

이유가 없어도

“그래, 너 많이 아팠구나” 하고

내 마음을 안아주기로 했다.

그 순간부터

고통은 더 이상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되살리는 시간이 되기 시작했다.

더는 쓸려 다니지 않겠다고

내가 나에게 다짐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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