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 지쳐버린 나

by 엠마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래서 해야만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그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나도 좋아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거기엔 정작 ‘나’는 없었다.

나는 정말 그것을 좋아했던 걸까?

아니면, 그들이 좋아하니 나도 좋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한 걸까?

그 경계는 점점 흐려졌고, 나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칭찬받는 사람, 실망시키지 않는 사람, 배려 깊은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

그 모든 이름들은 타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나의 정체성이었다.

그런 나를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모습이 ‘좋은 사람’이라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쳐버렸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일은, 결국 나를 소진시키는 일이었다.

아무리 잘해도 모자란 것 같고, 아무리 애써도 채워지지 않았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마음 뒤에는, ‘버려지지 않기 위한 두려움’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 두려움을 채우기 위해, 나 자신을 점점 지워왔다는 것을.

이제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 나’로 살아가고 싶다.

그게 비록 누군가의 기대에 어긋날지라도, 나에게는 솔직한 삶이고, 진짜 친절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마음, 참 고생 많았다고

이제는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젠 네가 좋아서 하는 걸 해도 돼.”

“그렇게 해도, 너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야.”

keyword
작가의 이전글8. 내게 친절해 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