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글이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말도 감정도, 하루의 움직임마저도
얇게 펴진 종이처럼 흐릿해져만 갔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는 뭔가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처럼
이것저것 내 삶에 끼워 넣곤 했습니다.
새로운 자극, 새로운 일, 새로운 계획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속도는 느려지고
해야 할 얘기들은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무엇을 덜어야 할지도,
어디서 멈춰야 할지도 모른 채
계속 걷고, 써내고, 버텼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원치 않게 멈추게 되는 날이 옵니다.
무언가 나를 멈추게 하고,
그제야 나는 아주 오래 잊고 지냈던 **‘나’**와 마주하게 됩니다.
절망의 낭떠러지처럼 느껴지는 그 자리에
나는 허우적거리며, 또다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내가 설 곳을, 내가 기댈 언어를 찾기 위해서.
그런 순간에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친다는 건 멈추고 싶다는 신호예요.”
“그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오늘 당신의 길 위에
잠시라도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세요.”
쉬는 것은 포기하는 게 아닙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을 다시 만나는 일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가끔 멈춰야만 들리는 말들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