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심안의 눈 –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다

by 엠마

오늘은 14살 사내아이 10명과 함께

친구 간의 갈등 문제를 주제로 집단상담을 진행했다.

처음 마주한 아이들은

어색하고도 긴장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

옳고 그름을 가려줄 어른의 판단을 기대하는 마음이

그 작은 눈망울에 묻어 있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비명상으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먼저 들숨을 따라,

포근하고 따스한 봄빛이 온몸에 스며드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날숨에

지친 마음과 묵은 감정들이 흘러나가도록 했다.

잠시 후,

내가 조용히 안내했다.

“지금, 당신이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떠올려봅니다.

그 사람의 얼굴을 그려보고,

그의 눈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도 마음이 편치 않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도 고통을 원하지 않습니다.”

방 안은 고요했다.

숨소리조차 낮아지고,

서로를 향한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지는 시간이 흘렀다.

눈을 떴을 때,

누구도 여전히 분노하거나 상대를 밀어내지 않았다.

아이들의 눈빛은 조금씩 말랑해졌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여백이 생겼다.

그 이후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한 명씩 웃음을 되찾은 아이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볍게 어깨를 부딪치며 교실을 나섰다.

우리는 흔히 ‘무엇을 보았는가’에 집중하지만,

진짜 변화는 ‘어떻게 보았는가’에서 시작된다.

눈을 뜨기 전에 먼저

심안의 눈,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험.

그것이 오늘 우리를 조금 더 평화롭게 만들었다.

나는 마음의 눈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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