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를 찾아뵌 지 꽤 오래되었다.
언제나 우리에게 헌신적이었던 엄마였는데,
어릴 적에는 “크면 꼭 효도해야지” 다짐했었건만
지금은 늘 내일의 일들이 먼저다.
며칠 전, 엄마가 잠시 집에 들르라고 했다.
짬을 내어 겨우 들른 엄마 집에서
나는 하루가 다르게 연로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낯선 마음, 죄책감,
괜히 마음이 복잡해서 빨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가 굳이 밥 한 끼 먹고 가라고 했다.
굽은 허리로, 힘겹게 다리를 끌며
식사 준비를 하는 엄마를 보니
애써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해주는 한 끼를
그토록 내 손에 쥐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보여서
나는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쌀밥,
갓 무쳐낸 나물들,
구색을 맞춘다며 부쳐낸 노릇한 계란 프라이까지.
엄마는 “있는 것밖에 없다”라고 했지만,
그 밥상은 세상 어느 진수성찬보다도 맛있었다.
아마도, 엄마의 밥이라서였겠지.
돌아오는 길, 내 손은 비어 있었지만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든든했다.
이건 단순한 밥 한 끼가 아니었다.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엄마가 건네준 사랑의 밥상이었다.
나는 그 사랑밥으로
이렇게 자라왔다.
가슴이 뭉클했다.
참 오래도록, 잊지 못할 밥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