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나의 시네마 천국

by 엠마

어릴 적, 우리 집은 종갓집이라 늘 사람들이 북적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더 모여들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우리 집에 TV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엔 TV가 흔하지 않아서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동네에서는

우리 집이 최초로 TV를 샀다.

특히 ‘주말의 명화’나 레슬링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우리 집은 작은 극장이 되었다.

부모님은 동네 사람들을 위해 마루 끝에 TV를 놓아두셨고,

사람들은 마루와 옆집 장독대에 둘러앉았다.

달빛이 은은히 내리는 밤,

주말의 영화가 시작되면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다.

이웃 아주머니들이 후원해 주신

미숫가루와 잘 익은 수박이 돌아갔다.

웃음과 탄식, 눈물과 박수가 섞이며

그 여름날, 우리는 함께 울고 웃었다.

그때는 장소를 내어주는 사람도,

함께 보는 사람도 모두 행복했다.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특별했던 시간.

그래서 지금도 영화 시네마 천국을 볼 때면

나는 작은 토토가 되어

그 여름날 우리 집 마루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기억은 내 마음속 영원한 시네마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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