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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래하는얼룩말 Nov 21. 2021

작은 삐약이의 엄마 간식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롤케이크를 엄마에게 건네다.

"엄마, 이거 드시세요"

존댓말을 알려줬더니 기억이 잘 안 났는지 이상한 존댓말을 구사한다.

"응? 이게 뭐야?"

주말에 일이 많아 좀 피곤해서 일요일 아침에 침대에서 뭉그적 거렸더니 엄마가 아팠다고 생각이 들었나 보다.


"이거 진영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엄마 줄라고"

하며 본인이 싱크대를 열어 나름 어울릴만한 접시를 꺼내고 손수 롤케이크를 담아

엄마 잘 떠먹으라고 숟가락까지 올려주었다.


이 환상의 조합을 혼자 보기 아까워 얼른 사진을 찍었다.

숟가락이라니,

처음으로 숟가락으로 롤케이크를 떠먹고,

맛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추켜주니, 작은 삐약이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엄마 인가 보다.

삐약이들로 인해 내 몸속의 에너지가 깡그리 빠져나감을 느끼면서도

또 이 삐약이들로 인해 내 몸속의 에너지가 가득 채워짐을 느낀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간식을 나눠 먹으려는 작은 삐약이의 마음이 너무 예뻐

한참을 물고 빨았더니

"엄마 쪽잡해(제주도 방언 :  답답하고 비좁다)" 하며 내 품을 벗어나려 발버둥 친다.


오늘도 내 삐약이들과 예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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