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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래하는얼룩말 Dec 19. 2021

이토록 쫄깃한 영화였다니,

폴라 익스프레스


Polar :북극의

Express : 급행

Polar Express : 북극행 급행열차



매번 포스터만 보고, 넘기고 넘겼다가

이번에는 우리 삐약이들과 함께 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잘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일단 봐보자 하고 영화를 시작했는데,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 같은 인물들이 나온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 느낌이 다른 그림이다. 3D 세밀화쯤으로 해두어야겠다.

얼핏 보면 실물 같기도 다시 보면 그림 같기도 한 그런 그림체였다.




톰 행크스가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기관장으로 나오는데, 마치 톰 행크스가 직접 연기하는 느낌이 들 만큼 목소리 연기를 맛깔나게 했다.

그는 진정 연기자이다.

나는 그의 나이 듦이 좋고, 그 나이 듦에 따라 연기하는 모습이 좋다.

<시애들의 잠 못 드는 밤>, <포레스트 검프>, <라이언 일병 구하기>, <그린마일>, <다빈치 코드>, <캐스트 어웨이> 등 영화마다 그의 매력적인 연기에 푹 빠져 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나는 폴라 익스프레스가 단순히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동심을 살려주는 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 펼쳐지는 것들은 은근히 심장 쫄깃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었다.


기차가 철도를 이탈해 얼음판을 달릴 때, 

저 산꼭대기 위로 올라가 속도를 늦추지 못해 롤러코스터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올 때, 

세 명의 아이들이 실수로 따로 떨어져 나갈 때, 

아주 높은 위에서 흔들거리며 걸어 지나갈 때, 

등등 "어떡해" 하며 보게 되는 장면이 곳곳에 있었다.

영화 곳곳에 즐비해 있는 심장 쫄깃한 장면들


흑인 소녀가 티켓을 잃어버리니, 기관장 (톰 행크스)가 "너는 앞으로 가야겠구나" 하며 아이를 데리고 간다.

우여곡절 끝에 티켓을 찾아서 그 아이에게 가져다주려고 하는데,

이미 여자아이는 사라졌고, 나는 그 와중에도 설국열차가 떠올라, 왜 데리고 간 거지? 빠진 부속품을 대신해 아이를 이용하려고?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 중간 곳곳에서 "are you sure?"이라 묻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때, 잠시 멈칫하다 나도 모르겠다 고개를 돌리는 장면도 있었고,

어느 때는 또 확실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하는 흑인 여자아이가 있었다.

확실해?라는 말에 주눅 들기도 하는 모습에,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are you sure?



나도 이상하게도 이 영화를 보며,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작은 요정들과 산타 할아버지의 준비과정을 보며,

마음이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정말 그렇다고 믿고 싶었고, 이렇게 몽환적인 상황 속에 나를 떨어뜨려 놓고 싶을 지경이었다.

다 큰 어른인 나도 이럴 진대, 아이들의 마음은 더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탄절 선물을 준비하는 요정과 산타할아버지


이 영화 안에는 다양한 아이들과 인물들이 나온다.


딱 봐도 뺄래기똥 (야무지지만 그 정도가 조금 지나친 야무진과 나대는 느낌의 어디 중간쯤인 제주도 사투리)이다.

보는 내내, 뺄래기똥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뭐든지 긍정적이고 아름답게 보는 흑인 여자아이,

보이질 않는 건 믿을 수 없는 아이,

항상 주눅 든 모습으로 친구들과 어울림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아이까지.


이 영화는 내게 그런 걸 알려주었다.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또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의 소중함.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울렁거리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하얀 함박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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