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땅에 사람을 묻고 하늘나라로 갔다고 이야기를 하는지 어릴 때는 알지 못했다.
어릴 때 내가 키우던 물고기도 햄스터도 다 땅에 묻어줬는데
엄마는 하늘나라로 갔다는 말만 하셨다
어린 마음에 내가 키우던 반려동물이 보고 싶어지면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했다.
나는 어느 날 어렴풋이 깨달았다.
하늘나라에 갔다는 건, 아직 남아있는 이들을 위한 위로이자 위안이라는 것을
땅에 묻는다는 건, 남아있는 이들에게 먼저 떠난 이들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준다는 것을
아직 떠나기가 떠나보내기가 어려워 그런 말을 지어냈다는 것을
사후세계를 믿지 않다가 우리 친할머니가 돌아가셨던 그날,
나는 사후세계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랬다.
내 가까이 있던 사람 중에 죽음이라는 경험을 처음 하게 한 분이 우리 할머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사후세계가 있어서 나를 무척이나 예뻐해 주었던 할머니가 웃으며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슬프긴 했지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니 그 슬픔이 점점 줄어들었다.
염 하고 있는 할머니 곁으로 가 '할머니 잘 가요, 나도 할머니 돼서 세상 떠나면 우리 그때 만나요'
하고 나지막이 인사했다.
이 세상에선 할머니와 손녀였지만
하늘나라로 가면 나도 할머니도 둘 다 할머니가 되면 웃기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이제는 안다, 하늘나라로 떠났잖아 하는 그 말은 남아있는 이들을 위한 말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