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괜히 흐릿한 날씨에 감정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 그런 날,
그런 날이 있다.
히히 호호 떠들다 상대방의 한마디에 그냥 무너지는 그런 날
내게 그런 날은 오늘이었다
나도 모르겠다.
왜 눈물이 흐르는지,
왜 심장이 쿵쾅거려 숨을 못 쉬겠는지.
왜 손발이 저린지
누가 톡 하고 건들면 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런 날,
내게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그렇지만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도 없다.
힘들다 하면 핑계 같지만
나는 사실 지금 힘이 든다. 지친다.
누군가와 대화할 힘도,
누군가와 감정을 나눌 힘도,
오롯이 내 세계에 푹 빠져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은 그런 날.
오늘은 제정신에 육아할 자신도 없어
그저 내게 시간을 좀 달라하고 애들은 남편에게 맡기고 내 시간을 만끽해보고자 한다.
꼬치꼬치 캐묻지 않는 신랑이 고맙다.
이렇게라도 내 시간을 내 감정을 재정비하지 못하면 정말 무너질 것만 같은 날이다.
아직도 툭하면 터져 버리는 눈물에
눈시울이 벌겋고 뜨겁다.
곧 나아지겠지 하며 마음을 다잡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