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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Jun 26. 2022

요즘 느끼는 감정과 진로

사업을 하면서 좋은 점은 크고 높은 파도에도 무심해졌다는 것이고, 안 좋은 점은 사람이 너무 냉혈인처럼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정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나의 모습은 마치 사이코패스처럼 아무런 희로애락이 없는 사람처럼 변하는 것을 느낀다. 감정 없는 기계 같은 요즘 일상이 연속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본능적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와 활동은 지속하면서 동시에 일은 습관대로 여러 가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벌리면서 나름의 포트폴리오 전략이라고 칭하는 속칭 '이것저것'에 손을 대고 있다. 


다만 사업적으로 선택과 집중하며 단계별로 만들어 나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 작금의 실태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여러 가지 책임의 무게가 여전히 나를 짓누르고 있어서 숨 막히는 상황이고 스트레스가 쌓이기 도전에 일을 벌임으로써 그 스트레스를 이이제이로 이겨내는 느낌이다. 그러니 누적되는 스트레스의 한계가 어느 순간 폭발하면 고혈압과 저혈당으로 돌아와 사람이 아예 초췌해지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예민하고 별거 아닌 일에도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극강의 스트레스가 쌓이니 겉으론 좋은 모습을 보여도 켜켜이 쌓인 묵은 감정은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 와중에 발목 수술하고 나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생활하는 중인데, 육체의 고통은 상상초월로 정신적 평안을 어느새 삼켜버렸다. 


무엇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미래를 위한 담보로 내 현재를 너무 희생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투자라는 명목으로 지금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 채 버텨는 것이 능사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 가장 가깡 있었던 사람도 잃어버린 지금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정서적으로 기댈 곳이 없다. 불안한 감정은 집에 오면 모든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고 뇌는 정지한다. 멍한 태도가 지속될수록 뇌세포는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기력이 쇠했는지 쉽지 않다. 정서적으로 기댈 곳이 없는 지금 나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다.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모습이지 실제 불안감에 휩싸여 이달 말, 다음 달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만 쌓여있다. 


물론 10여 년의 시간 동안 정신적으로 단련이 된 건, 위기의 파도에 무덤덤하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문제를 이겨낼 것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을 찾을 것이다. 스스로 운을 믿으며 새로운 실마리가 꼭 제공될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는다. 생존하며 버틴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이랄까. 


회사는 바쁘게 돌아가고 새로운 직원이 채용되고, 맞지 않는 직원은 퇴사를 한다. 남들처럼 스케일업 크게 하며 큰 조직과 재벌에 준하는 사업적 태도는 지니지 못했지만 언젠가 제대로 될 것이라는 믿음은 잃지 않고 있다. 그러니 나는 여전히 잘 될 것이다. 


하지만 매년 적어두는 불안의 감정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감정을 사용한다면 분명 다음번 좋은 기회가 오기에 불편을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남겨본다. 나 역시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없다. 잘 안되고 잘 못하고 불편하고 불안함도 갖고 있기에, 이를 기록하며 변화를 대체해 보려고 한다. 


미디어자몽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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