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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Sep 28. 2022

10년 넘게 사업가로 사는 인생, 어떤 생각으로 버티나

옥탑방에서 혼자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내일이 두렵다

10년 넘게 사업가로 사는 인생, 어떤 생각으로 버티나?

옥탑방에서 혼자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내일이 두렵다 


멋모르고 시작했던 사업을 하면서 사업가로 산지 12년이 넘었다. 인생의 1/3 이상을  스스로 돈을 벌어서 사는 구조로 바뀌었고 매번 인생 챌린지로 인생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다. 그러나 늘 어렵고 고달픈 건 아니었다. 스스로 쟁취한 시스템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구조에 대해 보람도 크고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도 높아졌다. 굴레를 벗어난 삶에 대해 다가오는 보상이랄까? 무엇보다 나의 삶은 스스로 꿈을 이루는 말 그대로 자몽 같은 삶이 되었다. 


앞으로도 아마 취직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내고 내가 가진 운을 믿는 것으로 나의 존재감을 실현할 것이다.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점 되었다. 시간에 쫓기는 삶이 아니라 시간을 내가 관리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인생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랑 같다고 느낀다.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만나고 싶던 사람도 만나며 하루를 나로 꽉 채운 인생이다. 주도적으로 내 시간을 관리하며 얻게 된 여유로움은 축복이다. 물론 그에 대한 리스크도 크다. 조바심과 긴장감은 옵션처럼 붙어있다. 


조직을 운영한다는 건 크든 작든 에너지 소비가 많다. 관리해야 할 대상, 챙겨야 할 동료, 가장 중요한 고객, 항상 지켜야 하는 세무, 행정, 법규 등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너무나 큰 위험이 되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항상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초기에 회사 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조력자가 없다면 어려울 수 있다. 나 역시 회사 운영 초기에는 좌충우돌하며 한계를 느꼈고 구조가 잘 잡혀있는 곳에 취직했다. 조직에서 관계를 맺고 구조를 익혀서 상대적인 부족함을 메워나갔다. 2년정도 근무 후 나와서 나의 일을 시작했는데, 이처럼 사업에서 경험은 정말로 중요하다. 


이러한 경험은 사회 구조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만든다. 사람을 바라보는 것도 현상을 바라보는 것 모두 다르다. 항상 이면의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측하게 만든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데이터가 되고 이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 물론 누적된 데이터가 일반화되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많은 사람이 조직을 벗어나 자기 주도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창업과 사업, 스타트업은 흔한 일이 되었다. 누구나 잘 될 순 없지만, 나라고 안되란 법도 없다. 나는 도전하는 것에 항상 찬사와 응원을 보낸다. 누군가 나를 따라 한다고 해도 그에 대해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시장 사이즈가 참 중요하다고 느끼는 중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사업하고 창업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앞으로 조직은 더욱 스마트해질 것이다. AI,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등 우리가 들어봤을 법한 사회 구조 변동은 이미 시작되었고, 조직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될 것이다. 기존 기업으로 부의 집중은 더욱 쏠릴 것이며, 양극화는 이미 심해지는 중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자기 주도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일이다. 부의 재편은 결국 시장 주도하에 이루어질 수 있다. 


어쨌든 망하지 않고 유지하면서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는 성공한 사업가는 아니지만 10년 넘게 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한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영감의  작은 실마리가 되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직업란에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몰랐다. 사업가라고 칭하니 부끄러울뿐이었다.

직업란에 사업가라고 기재하는 것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 나는 직장인인가 자영업인가에 대해서도 헷갈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직업을 사업가라고 적기 시작했다. 사업가라는 단어만큼 나의 직업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없었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크리에이터로 역할을 하면서 행정가이다. 그 외에 업무를 동료에게 할당하고 수많은 관계자와 함께 일을 이루어내는 중이다. 


사업 초기에는 스스로 대표 직함을 쓰는 것에 망설인다. 나 역시 처음엔 실장, 이사, 팀장 등으로 불리길 바랐다. 누가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게 너무나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조직도 없는 1인 사업가인 데다가 실체가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었고 변변한 사무실도 없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의 옥탑방을 사무실로 썼던 나에게 대표라는 직함은 너무 어색했다. 누군가가 직원 수나 회사 규모를 물어봐도 부끄러운 수준이어서 대표라고 불리면 “아니 내가 무슨 대표야 아니야 아니야” 라면서 기분 좋은 감정을 애써 누르며 어색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 


초기에 나는 딱 1년 일한 직장에서 사원이었기 때문에 사장이 되는 것은 너무나 어색했다. 내가 대표라니 라는 생각과 함께 누군가 나를 대표로 불러주는 것이 무척이나 낯간지러웠다. 내가 혼자인데 무슨 사장이야 라고 하면서도 스스로 대표가 되었다는 뿌듯함이 마음속에 교차했다. 사실 번번한 사무실도 없었기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옥탑방을 사무실이라 칭하면서 시작했는데, 그런 것도 부끄러워 대표지만 대표임을 부정했었다. 


그러한 부끄러운 순간을 견뎌내면 대표라는 직함이 내 이름 뒤에 붙게 된다. 스스로 이사, 팀장 등으로 불러달라 해도 대표라 불린다. 나는 그때가 비로소 사업가가 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이 사업가가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어디를 가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인지도가 쌓이면 알아봐 주는 사람들로 인해 어깨가 으쓱해질 때도 있다. 다른 사업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형성하면서 서로 인사와 안부, 방문과 미팅을 겸하며 계속해서 무언가 만들어갈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한다. 대기업과 미팅이라도 하고 나면 스스로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한다. 기존 직장이 대기업이라고 해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나 스스로 온전한 힘이 발휘되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업가가 되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주도적인 상황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일이다. 늘 ‘누군가와 함께 하거나’,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무엇이든 해야 하거나’를 경험한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일이 진척되거나 이루어질 수 있어서, 매번 ‘같이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단어가 늘 입에 붙으면서 미팅의 ‘꺼리’를 만든다. 일을 만들어 내고 찾아내야 하는 것이 숙명과 같다. 

또한, 돈을 버는 구조도 알게 되고 기존에 몰랐던 틈새시장도 찾아내게 된다. 작은 경험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며 도전하는 모습도 필요해진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어느덧 나는 사업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진정 나를 알아봐 주는 고객을 만나기라도 하면 그 감정은 폭발한다.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 온전하게 쓸 수 있다고 여유를 부리라는 말이 아니다. 일이 갑자기 많아져서 쫓기는 듯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고 시간 관리를 못해 간단한 일도 늦춰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내 시간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을뿐더러 고객과 동료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 신뢰가 떨어지는 건 정말 한순간이다. 


나 역시 무리한 약속과 상황을 만들고 지키지 못했던 적도 많았다. 누군가 만나면 뒤는 생각 안 하고 약속과 공수표를 남발했던 적이 있었고, 한계에 부딪혀서 실망감을 안겨준 적도 많다. 이는 직원과의 관계, 거래처, 고객 모두에게 해당한다. 무엇이든 다 된다고 말하는 때, 한번 해보면 된다고 무턱 되는 자신감이 들 때 조심해야 한다. 나의 능력, 조직의 규모, 자본의 한계를 고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만남과 시간인데, 사업을 하면 누구나 만나길 희망한다. 일이 잘 풀려도, 안되어도 혼자서 감내하기 힘든 상황일수록 누군가와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으니, 터놓을만한 상황이 되면 속내를 풀어놓는다. 가끔은 그럴 때 도움을 주는 이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위한 일로서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목적 없는 맹목적 미팅으로, 갑자기 논의가 아니라 회의가 된다거나, ‘뭐하나 같이 해봅시다’라는 말로 꺼리를 찾아내려는 모습은 정말 시간을 갉아먹는 일이다. 대표일수록 무의미한 만남으로 인한 시간 소진에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이제 직업이 사업가가 되었으니 모든 것을 감내하고 나아가야 할 시기가 되었다. 잘해야 본전, 못하면 범법자가 될 수도 있고, 언제 어디서나 욕을 먹을 것이다. 조금만 여유롭게 갈라치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도태된다. 그렇기에 늘 긴장 속에 살아야 한다. 매사에 예민해지고 조금만 안 풀려도 조바심이 날 수 있다. 늘 누군가 만나면 뿌듯하면서도 무언가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노력한 만큼 돈이 벌리지 않아 큰 절망을 느끼거나, 계획보다 일이 잘되어 보람과 희열을 느낄 수도 있다. 매 순간 기쁨과 절망은 반복으로 감정은 무뎌지기도 한다. 이 모두가 자립하는 사업가로서의 인생을 위한 한 발짝이다. 


김건우.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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