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카페 운영하기 1 - 진짜 중요한 건 매출이 아니라
#2 지속 가능한 운영이란?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함은 없었다. 10년도 전에 잠깐 대외활동에서 만났음에도 결이 맞았는지 참 친하게 지냈는데 각자의 길을 가면서 연락은 뜸했어도 간간이 소식은 전하고 지냈으니 대화의 어려움은 없었다. 그나저나 미래는 궁금한 게 많았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왔다. 현재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고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아 이 시간에 마시면 잠 못 자는데... 하하 그럴 줄 알고 일단 콜드부르로 한잔 타봤어. 디카페인이라 괜찮을 거야. 아 다행이다. 일단 간간히 카페 하는 것 같긴 해서 본 거 같은데 여기 있을 줄 몰랐어. 우연히 오다 보니까 여기더라고. 그래? 나도 깜짝 놀라긴 했다.
오랜만에 근황토크와 지인토크가 이어졌다. 근데 아까 말했던 지속가능하게 운영한다는 말이 뭐야? 아 그거? 일단 시작하면 오래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서 말한 거야. 근데 네가 카페에 관심 있다니까 의외다. 나름 대기업 다니는 거 아니야? 대기업은 맞는데, 대행사에서 못 벗어나잖아. 그러다 보니까 규모 있는 일을 해도 어느덧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더라. 일단 계약 기간까지 끝내고 나면 남는 건 없어 보이고, 비슷한데 다른 일을 다시 준비해야 하니까 매번 알 수 없는 갈증이 심해지는 거지. 그렇겠네, 그런데 지금 팀장급일 거 같은데 뭔가 바꾸기에는 커리어가 좀 아깝긴 한데. 커리어가 뭐 끝까지 갈까 싶어. 그래서 그냥 나도 갑자기 직장인 사촌 긴가 봐. 방황한 지는 꽤 오래 걸렸어. 그나저나 좀 자세히 좀 말해봐.
나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많이 했지. 예전에 일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으니까. 과거에는 나도 대행사 하면서 계속 고객 서비스만 하던 게 습관? 버릇 같은 게 돼서 뭔가 자립할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 그런데 어느 순간 쌓이지 않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년에 내가 입찰 못 따거나 경쟁 PT에서 2등만 해도 사실상 손가락 빨아야 하는 순간이 되는 거잖아. 그럼 그 큰 조직은 어떻게 운영하겠어. 계속 트렌드도 연구하고, 신기술도 파야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매체는 찾아야 하는데 은근히 힘들더라고. 그렇지만 제일 힘든 건 쌓이지 않는 일들이었어. 물론 돈을 벌긴 벌었고, 그걸로 자산축적은 조금씩 해두었지만 좀 부족하더라고.
무언가 알 것 같았다. 현재가 말하는 쌓이지 않는 건 지금 미래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 그 지점이다. 그런데 어떻게 현재는 그 순간을 벗어나서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걸까? 미래도 똑같이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물어봤다. 지금껏 누리던 안락한 순간이 떠올랐다. 힘은 들었지만 시스템이 잘되어있고 멋진 로비와 책상, 탕비실, 노른자 땅? 에 있는 오피스와 요즘엔 익숙해졌지만, 예전엔 선망이 되었던 사원증까지. 명함하나면 다 알아주는 그런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순간이 떠올랐고 아득해졌다. 과연 나는 현재처럼 할 수 있을까?
망하는 상상만 하다가 정신 차렸다 그리고 다시 물어봤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건데? 지속 가능하다는 말이 무슨 말이야?
현재는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를 항상 생각해 왔다. 자산의 축적이 아닌 명성과 데이터의 축적 그리고 이를 경제적 원천으로 바꿀 수 있는 구조까지 항상 생각헀다. 고객사 서비스를 할 때마다 이질감을 느꼈고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물론 잘하는 일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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