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벗어나자!! 80년대 마인드에서!!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좋지 않아 상위 10대 기업의 2017년 채용규모가 줄어들고, 은행의 경우는 아예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란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존재이기 때문이죠.
다만, 저는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직원들을 너무 짜르는데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출근이라 놀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오히려 이렇게 쉬고 있으니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중순이었나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던 모 그룹이 대대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일이요.
솔직히 취준생인 제 입장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왜냐하면 입사한지 불과 1~2년 밖에 안된 신입사원들까지 정리해고대상으로 지정했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가 싶었습니다.
평소 해외의 동향에 관심이 많아 The Wall Street Journal, The Economist 등 해외주간지, 일간지를 구독해오면서 느낀점은 유독 우리나라가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인적자원 활용능력, 조직 프로세스 역량이 너무 떨어진다고 판단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목을 "효율성은 짜르는 것이 아니다!!!"라고 정한 것입니다.
사실 이 다운사이징(Down Sizing)은 1980년대 미국에서 먼저 나온 것입니다.
General Electric의 전 회장인 John Frances Welch가 "돈이 안되는 사업은 모두 접는다"라고 한 말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당시 John Frances Welch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사업부를 접는다였는데, 이상하게도 이게 "불필요한 소비는 철저히 줄인다"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래서 198-90년대 미국에서는 정리해고가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결과가 좋았을까요?
오히려 더 안좋아졌습니다.
회사의 중추는 중간관리자들인데, 이들을 비용절감을 이유로 다 해고해버린 것 때문에 회사의 업무나 공장을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이 없어져서 오히려 전체 업무가 더 마비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에서는 이 경영기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결론내렸고, 직원개인의 잘못이나 회사 사정이 매우 안좋을 때 빼고는 이 경영기법을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미국이 이미 실패했던 경영기법을 지금까지 그대로 고수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 포스팅에서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견과 제가 구독했던 책들을 토대로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판단은 여러분들께 맡기겠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내부사정에 대해 잘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신문기사나 실제 주변에서 본 것을 토대로 판단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나라 기업들의 조직역량, 인적자원 활용역량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업들의 직책구조는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상무->전무->부사장->사장->회장"구조입니다.
말단사원부터 회장까지의 라인이 엄청나게 깁니다.
겉보기에는 잘 정돈된 것처럼 보이지만, 수시로 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빠른 의사결정이 필수인 오늘날에는 맞지 않는 구조입니다.
반면,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는 제가 전에 일했던 회사는 "Executive->Senior Manager->Director->President"였습니다.
다른 외국계 기업들도 보통 "Associate, Junior(사원~대리급 실무자)->Manager(과장~차장급 실무자)->Director(부장급~)"구조 입니다.
길어봤자 5~6단계입니다.
우리나라 기업구조와 비교했을 때, 무려 2배나 적습니다.
저도 처음에 외국계 모회사에서 일하면서 "직급이 이렇게 간단해도 되는가?"싶었습니다.
미생이나 회사생활에 대해서 다룬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식 직책구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로 근무하면서 이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인사구조가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개 말단인 제가 개인 의견을 부장 급인 Director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좋았습니다.
근로의욕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구요.
이러한 말단 직원과 고위 직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은 한국기업에서는 아무래도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까라면 까는'문화요.
또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체계를 중시합니다.
'군대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이등병이 일병이나 상병한테 말하지 않고, 바로 간부한테 말하거나 하면 바로 욕먹습니다.
물론 군대 특성상 이는 욕먹어도 할 말 없습니다.
왜냐하면 군대란 결국 나라를 지키기 위한 조직이며, 그것이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선 체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다릅니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한 조직'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캐치하여 돈을 벌어야 합니다.
체계적인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조직구성원들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요구는 최근에 들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현 한국기업들의 직책구조는 여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지에서 직책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계속 지켜봐야겠지요.
실제로 직책명이 바뀐 것 외에는 바뀐 것이 없다고 하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여기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 하나의 사례를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대 역사가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에 따르면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중국 전국시대 연나라의 소왕은 천하의 인재를 끌어모아 이웃나라인 제나라에 보복할 날을 꿈꾸며 중신인 곽외에게 조언을 요청하는데, 곽외는 이런 말을 합니다. "먼저 저를 중용해주십시오. 저를 중용하면 다른 인재들은 '곽외가 저렇게 대우를 잘 받으면, 나는 더 후하게 대접받겠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왕께 올 것입니다". 이 후, 악의, 극신 등 훌륭한 인재들이 연나라에 왔고, 연나라 소왕은 그 인재들을 활용하여 연나라의 전성기를 이끌게 됩니다.
위 사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외부에서 훌륭한 인재를 받아들이려면 내부 인재를 중시하라"입니다.
그만큼 이미 현직에 있는 자사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죠.
우리나라를 봅시다.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부족한 편입니다.
물론, 이도 비용인만큼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바꿀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야근'입니다.
일이 많으면 야근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들의 기업들의 경우 야근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로 들어, 영업관리 직무를 보죠.
영업관리의 업무내용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매출데이터 작성 및 레포트 작성
-영업활동 지원
-연매출 분석을 통한 차후 영업 및 사업전략 구상
이 일을 하는데에 있어 업무량은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매일 밤 10~11시까지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연말이나 분기가 끝날 때 빼고는요.
무엇보다도 심한 것은 '쓸데없는 회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근무해본 외국인들이 모두 공감하는 것이죠.
회식이 업무의 일환이라는 것요.
말이 회식이지, 사실상 훈련이라고 봐야 합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마셔야 할 술을 상사 눈치보느라 즐거운 분위기도 못 느끼는 게 현실입니다.
오히려 직원들 에너지만 빼앗는 행위이죠.
그러면서 정작 직원들이 자기개발하는 시간은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 업무 끝나고 퇴근하는 부하직원에게 "넌 눈치가 없냐?"라고 갈구는 모습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주는만큼 뽑아내겠다는 신념 하에 어떻게든 야근을 강요합니다.
여러분, 일은 짧고 굵게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하릴없이 시간만 떼우는 건 효율을 더 떨어트립니다.
실제로 제가 한 회사에서 면접을 봤을 때 사장님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우리 회사 연봉은 2,700만원이에요. 최저시급은 지키니 아무 문제는 없을테고, OO씨는 우리 회사를 위해 열심히 해줄 자신있죠?
위에 한 말도 그나마 순화한 것입니다.
최저시급을 주면서도 법은 지켰으니, 너가 우리 회사에 충성하라고 합니다.
사실상 야근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제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구요.
이런 야근은 직원들의 역량을 깎아먹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장래성장성도 낮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사례를 접할 수 있습니다.
바로 '도요타 자동차' 입니다.
도요타 자동차는 JIT(Just-In-Time)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무려 20여년을 투자했다. 그 과정에는 노사간의 협력과 재고를 최소화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오늘의 도요타를 만든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직원들과 협력하여 최고의 조직문화를 만든 것에 있다.
이 문장은 [Toyota Way]라는 책에서 작가가 서문에 한 말입니다.
이 말과 같이 도요타는 20여년 동안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노사가 협력하여 최고품질의 자동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아 세계 점유율 1위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 사례를 두고 하고 싶은 말은 이 것입니다.
결국, 직원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조직문화란, 제 개인의 정의로는 "직원들의 역량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도요타의 경우, 단순히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하기보다는 현직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불필요한 소비, 비용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독일의 Mercedes-Benz, BMW, Folkswagen 등 유명 기업들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구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조직문화보다는 직원들을 줄여 인건비를 줄이는데에만 집중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조를 사실상 무시하죠.
일부 기업들은 제외하고 말이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우조선해양사태'를 포함한 조선산업 구조조정입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은 없이 직원만 짜르고 있습니다.
대통령 역시 국회 연설에서 "생산시설과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정작 잘못한 것은 다른 쪽에 있음에도 말이죠.
물론, 정유산업과 같이 노동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에서 정리해고같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나 조직문화, 행정절차를 요하는 산업에서는 직원들을 해고하기 보다는 그 안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조직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보다는 직원들을 짜르는데만 집중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습니다.
제가 봤던 한 드라마에서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부하가 잘한 것은 상사의 공, 상사가 잘못한 것은 부하의 몫
이 말은 결국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 명목상으로 최고 책임을 져야 하나, 실상에서는 시키는 데로 한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오히려 책임져야 할 사람은 자리를 보전하며 자기 자리를 지키기에만 연연합니다.
이 사태가 하나만 벌어져도 조직의 안정성 자체가 붕괴되어 버립니다.
"미꾸라지 하나가 강 하나를 오염시킨다"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위 네 가지 요인이 왜 우리나라 기업들의 내부구조가 다른나라 기업들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가에 대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방법은 이미 앞서 제가 제시한 문제점에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든다는 것입니다.
도요타나 해외 유명기업들도 자사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무려 40여년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 이 노력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기사나 실제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요.
앞으로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