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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Jan 03. 2017

현대자동차의 현재 문제는?

이번에 정확히 짚어보자.

사실 이것을 다룰까말까라고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것인데요.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당시 포스팅의 경우는 아무래도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필력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또한 내용이 부실한 것도 사실이었구요.


그래서 이번에 다시 다루어보려 합니다.

제가 본 현재 현대자동차의 문제와 언론에서 본 현대자동차의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다룰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자동차회사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토종브랜드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로, 세계 판매량 5위나 하는 기업입니다.

한 단계 내려가긴 했지만, 5위도 대단한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의 공식적인 역사는 1967년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면서부터 시작합니다.

당시 정주영회장의 추진력에는 저도 경의를 표합니다.


초창기에는 당시 자동차 최강자였던 미국의 Ford사와 기술계약을 체결하고 기술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기술이전 문제로 Ford사와 결별하고, 일본의 미쓰비시와 기술계약을 체결하여 엔진, 엑셀러레이터, 트랜스미션 등 주요 부품 제작 기술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입니다. 그 자체로도 의의가 있습니다.


1976년, 드디어 대한민국 자동차공업의 자립화를 선언하고 첫 고유 모델인 포니를 시작으로 쏘나타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떠올랐고, 아시아에서는 2번째로, 독자 자동차 모델 생산국이 되었습니다.

또한 1976년에는 남미 에콰도르에 포니 5대를 수출, 1980년대 말 엑셀을 북미 지역으로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을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1998년 10월에는 IMF사태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고, 2000년 9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하여 오늘날의 현대자동차그룹을 형성하였습니다.

혹시나해서 말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은 전혀 다른 기업 집단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5위 자동차회사로 성장하게 된 것은 2005년 이후였습니다.

2005년 5월 미국 앨라배마공장 준공에 이어 2010년 슬로바키아, 체코, 인도, 중국 등 세계 곳곳에 공장을 준공하는등 해외진출을 본격화하였습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세계 각국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해외진출 결과, 2009년 1월에는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미국 누적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종합특수강을 출범시킴은 물론, 현대오트론, 현대라이프 등 자동차의 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는 등 당대 최고의 자동차기업으로써의 위상을 확립시켜갔습니다.


이런 행보로 현대자동차그룹은 2013년 기준 756만대로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 기업이며, 기아자동차를 제외한 현대자동차만 따졌을 때에도 세계 8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화무실입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과 같이 현대자동차의 위상이 계속 유지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2016년 전체 판매량 통계는 나오지 않아, 2016년 10월까지의 결과를 올렸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2000년대에만 해도 국내시장점유율이 80%를 넘기던 현대자동차그룹(현대+기아)의 점유율이 올해 9월을 기점으로 각각 9월 58.6%, 10월 54.8%로 떨어졌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2012년 이후의 현대자동차의 분기별 영업이익입니다(단위: 십억원)/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급감한 1조681억원에 그쳤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입니다.

기아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줄어든 524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2013년 2분기 1조126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뒤 분기별 1조원대 고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판매량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The Korean sister companies, which rarely had missed their annual targets, sold about 7.88 million cars globally in 2016, compared with 8 million units in the prior year. The result marks the duo's first volume decline in nearly two decades.                                                                                                                                 -The Wall Street Journal(2017.01.03)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자동차 내수 판매는 180만3,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수익성 역시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요.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이 잠시 오른 것 빼고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을 보면 현대자동차는 4.8%와 기아자동차는 4.1%를 기록했습니다.

5년 전인 2011년(현대자동차 10.3%, 기아자동차 8.1%) 3분기 영업이익률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51개 계열사 소속 상무급 이상 임원이 임금 10%를 삭감하기로 하는 등 뒤늦게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늘날 이러한 위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일까요?


언론에서는 지속된 우리나라 경기 부진과 파업의 장기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역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내수시장의 향방은 그 나라의 경제상황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과연 "이게 근본 원인인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 관심많으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애당초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공장은 그렇게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외공장들에서 수익이 나옵니다.

게다가 위 사진을 보시다시피, 현대자동차만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해 손해본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모두 피해를 입었습니다.

물론 대부분 판매량이 늘어났지만요. 종료 후에도.

그렇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파업이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때문에 오늘날 해외시장에서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 억지가 아닌가 합니다.



특히, BMW나 Mercedes-Benz같은 해외 브랜드를 보면 과연 글로벌 경기불안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이 손해봤다고 하기에도 애매합니다.

먼저 Mercedes-Benz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대비 12% 증가하였습니다. 

BMW 역시 전년대비 판매량이 5.6% 증가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가장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Toyota Motors의 경우에는 전년대비 판매량이 4.3% 증가하였습니다.

전체 판매량이 급감했다고는 하지만 그건 폭스바겐에 해당하는 것이고, 실제 외국계 자동차의 국내판매량도 증가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은 판매량이 오히려 더 증가하였습니다.

이 말은 다른 원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그게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는 기업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소비자의 관념이 형성되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는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자동차회사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Apple Inc.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지금도 '혁신'하면 Apple Inc.를 떠올립니다.


무엇보다도 Apple Inc.의 경우처럼 '혁신(Innovation)'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Apple Inc.에 대한 이미지이고, 고정적인 소비자들을 확보한데에 유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사례로 들었던 Toyota Motors의 사례를 봅시다.

Toyota Motors의 브랜드 이미지는 "비교적 효율적인 가격에 비해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입니다.

단순히 인터넷에만 나오는 것이 아닌, 실제 브랜드 이미지가 이렇습니다.


이 이미지는 '2008년 도요타 리콜 사태'로 잠시 악화되었으나, 다시 그 이미지를 회복하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캐나다에서 거주하고 있을 당시에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물어본 사람들 모두가(대부분이 아니라) Toyota Motors의 자동차는 믿고 산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도요타의 기업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큼, 글로벌 경영학계에서도 도요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정도로 Toyota Motors는 인정받고 있습니다.


Mercedes-Benz, Volkswagen Group, BMW의 브랜드 이미지의 경우에는 "고급스러운 자동차"입니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입니다. 포지셔닝을 잘했다고 봐야하겠지요.


이들 자동차는 비교적 전략을 잘 수립한 편인데요.

이들 자동차 브랜드들은 일치감치 언젠가 보급형 자동차시장에서 자사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하여 프리미엄 자동차로 주력시장을 옮겼습니다.

그 결과, 지금도 이들 자동차 회사들은 선전하고 있죠.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다릅니다.

표면적으로는 '책임경영'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건 어디까지나 경영방침이지, 브랜드 이미지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없습니다.


캐나다나 미국 사람들, 일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단 두 가지 였습니다.

그냥 싼 차
한 번 사고 다시는 사지 않는 차


제가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입니다.


제 주변 지인들도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AS만 제대로 되어있다면 BMW나 Mercedes-Benz를 사지 뭐하려 현대자동차꺼 사겠냐?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에는 내수차별로 인해 이미지가 좋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있기 때문에, 따로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대자동차 직원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상황이며, 보상받으려고 거짓말하는 사람도 많아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라면 그만큼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소비자가 많던 적던간에요.


현대자동차는 오히려 내수시장을 역차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로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좋은 말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광고를 잘 만든다고 하는데,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광고 잘만든다고 제품이 좋아지는게 아닙니다.


물론 현대자동차도 이 문제를 의식했는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고급화, 럭셔리, 프리미엄' 이미지를 표방하며,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입니다. 일단 평은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Toyota Motors가 Toyota-Lexus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 것처럼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시리즈를 독립시켰습니다.


다만, 이것도 당장은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성능이 좋다고는 하나, Mercedes-Benz, BMW, Folkswagen 등 기존의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의 자동차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봐야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10여년 이상은 걸립니다.



결론적으로 현대자동차가 오늘날처럼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원인은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의 부재"로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이 삼성전자와 비교되는 면입니다.


삼성전자는 일치감치 '혁신'이라는(베꼈지만) 슬로건을 내밀고 있었고, 실제 Galaxy 시리즈에서 홍채인식기능 등 실제로 신기술을 도입해왔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일관되게 '책임경영'만을 내세워 왔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책임경영'은 어디까지나 경영방침이지, 브랜드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걸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좀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자동차사고의 증가때문인지, 노인분들의 면허반납횟수가 급증하였습니다. 이들은 거의 무조건 현대자동차만을 구매하던 분들입니다.


먼저 "신토불이처럼 우리나라께 최고여!!"하던 5~60대 세대는 점차 사라져갈 것입니다.

작년 65세 이상 노인대상 자진 면허증 반납 권장조치로 이제 현대자동차가 우리나라 브랜드라고해서 구매하던 관행은 사라질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 자동차 시장 10위권으로 진입한 만큼, 그동안 쌓아왔던 현대자동차그룹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한 타격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 점을 모두 제쳐놓고라도, 전 현대자동차의 현재 상황을 나쁘게만 보지는 않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소비자주권이 높은 나라가 미국, 유럽연합입니다.


왜 일까요?


바로 시장이 클 뿐만 아니라, 그만큼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가격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고, 그만큼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은 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 외의 다른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은 모두 성장했습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또한,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르노삼성은 2016년 11월까지 97,023대를 판매하여 사실상 1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내수시장 점유율 꼴찌를 탈출하게 된 것은 덤이구요.

그리고 한국GM의 경우 중형 세단 쉐보레 말리부는 올해 국내 누적 판매가 30,000대를 넘어서며 가솔린 중형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쌍용은 소형 SUV(Sport Utility Vehicle)인 티볼리의 선방으로 창사 이래 최단 기간 내수 판매 10만대를 달성했습니다.

2016년 3분기 2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07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는 주력 경쟁사들이 해외업계가 아닌 국내업계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드디어 정상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만큼,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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