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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Feb 19. 2017

임금수준에 앞서 물가를 따지자!!

물가가 필요 이상으로 높다. 그게 문제다.

작년이었을 것입니다.

최저시급을 10,000원으로 올리자고 나온 주장이?

2015년부터 나온 얘기로 알고 있습니다. 심정적으로는 10,000원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월급쟁이인 제 입장에서야 돈을 많이 받는다는데 아쉬워할 이유는 솔직히 없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시각으로는 현재 시급 6,740원에서 10,000원으로 확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최저시급이 올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갑자기 3,260원이 상승하게 되면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인건비용이 급상승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저는 한번에 최저시급을 10,000원으로 올리기보다는 최저시급에 맞추어 서서히 올리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전 오늘 최저시급을 얘기하기 위해 포스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최저시급이 아닌 과도하게 높은 물가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2014년에 캐나다에서 공부했었는데요.

당시 미국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를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의 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기사를 보면 대부분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부각시킬 뿐, 우리나라 물가 자체가 높다는 것을 아무도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에 대해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오늘 여기에 대해 다룰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최근 우리나라 물가상승률과 물가수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합니다.

물가상승률이란 단어 그대로 "물가상승률이 상승한 비율"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 2016년에 물가상승률이 0.5~1.5%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4년 연속 전년 대비 1% 안팎의 낮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인 2016년의 물가상승률도 1.0%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2014년부터 경제를 주로 다룬 기사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가다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 아니냐?"라고 우려를 표해왔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물가가 낮다고 주장했고, 물가를 높여야 한다고 '대놓고' 선언했습니다.

해당 기사가 난 뒤에 라면, 소주를 포함한 주류 등 생활필수품의 물가는 모두 올랐습니다.

2015년 1~2월에 나온 기사입니다.

여기서, 일반 시민들은 낚였습니다.
물가상승률을 물가수준과 혼동해버린 것입니다.


사실 별 관련없는데도 말이죠.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물가상승률은 어디까지나 물가수준이 상승한 비율이지 물가수준을 말하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물가상승률이 불과 1%대라고 하더라도, 이미 우리나라의 물가수준은 임금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 및 경제학자, 경제학을 공부하신 분들은 그것을 단순한 심리적 요인이라고 치부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들었습니다.

첫 째,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소득수준 차이가 물가수준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못하게 한다.
둘 째, 소비자들의 심리가 체감 물가와 지표 물가(공식적 물가)의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인식하게 만든다.
셋 째, 지역 및 기술 발달로 인해 물가가 다를 수 있다.


일부 맞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소득수준에 따라 물가수준에 대한 인식이 다릅니다.

실제로 1분위와 10분위간의 물가수준 및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다릅니다.


또한 소득수준에 따라 지출 분야가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1분위(하위 소득층) 소비비중입니다. 식료품, 비주류음료에 대한 지출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0분위(고소득층)의 경우에는 1분위에 비해 교육, 보건 등 삶의 질에 연관되는 부분에 소비비중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소비지출 내역이 다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및 물가수준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는 점은 충분히 일리있는 주장입니다.

그 점을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알아야 될 것은 이것 입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물가수준에 대한 지수 자체가 왜곡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로 첫 번째, '원자재 및 원유 가격 하락'을 들고 싶습니다.

자랑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건 제가 최초입니다.

2014년에 처음 문제제기했을 시, 저는 페이스북에서 경제학자, 경제학을 공부한 친구들에게 육두문자로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4분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원자재가격 하락 이야기를 하더군요.


본론으로 들어와 제가 이 문제에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이유는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는 점입니다.

2016년 1월까지 지속해서 유가는 하락해왔습니다. 최근까지도 이 추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역시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고, 상승하더라도 약간만 상승해서 별 영향은 없습니다.


이 사실이 왜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석유 및 원자재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보통 제품 가격은 다음과 같은 등식에서 나옵니다.

가격=원자재가격+인건비+부지대여비+마진율


여기서 석유가격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은 3년간 무려 3/4정도나 하락하였습니다.


상식적이라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은 하락했어야 했습니다.

인건비가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석유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메꾸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물가는 오히려 하락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1~2%대를 유지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지속해서 물가는 오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원자재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가격을 더 올린 것입니다.
정부는 그걸 방조했구요.


지금까지 쭉 이렇게 되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얘기를 물가수준이 낮다는 것으로 착각하고, 가격이 계속 높아져가는 것에 한숨만 쉴 뿐 아무 비판도 못해온 것입니다.



물가상승률의 왜곡과 물가수준 및 물가상승률의 혼동을 파악했으니, 이제 다른 선진국과 물가수준을 비교해보죠.


확실히 전체 물가수준으로 따졌을 때에는 캐나다, 미국, 서유럽권의 물가는 우리나라의 물가수준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세분화시켜보면 얘기가 또 다릅니다.


먼저, 앞에 제시한 국가들의 물가수준이 높은 이유를 알아봅시다.

그것은 '인건비' 때문입니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와 같이 서비스가 부가된 분야에서는 확실히 선진국이 더 비쌉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남 삼성동의 음식점들 중 대부분은 8,000~10,000원대입니다.

서울특별시 중국의 대부분 식당은 6,000~8,000원입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공부할 당시에 대부분의 음식점은 기본적으로 10,000원(10달러) 이상이었습니다.

밴쿠버 지역의 경우, 일식집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13달러(한화로 약 13,000원) 이상이었습니다.

이 외에 버스운임료 등 서비스 비용은 전반적으로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우리나라에 비해 높았습니다.


마트에서 살수있는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더 비쌉니다. 이상하지 않나요? 월급도 적게 받는데?


그런데, 식용고기나 과자, 샴푸 등 필수품으로 들어가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겹살 등 돼지고기는 1인분에 보통 8,000~10,000원대입니다.

강남과 같은 지역은 12,000원 이상하는 곳도 다수 있습니다.

제가 갔던 캐나다의 마트에서는 3,000원 가량이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돼지고기는 1인분에 1,500~3,000원이었습니다.


생필품의 경우, 보통 캐나다의 Drugstore(우리나라로 치면 마트)에서 파는 샴푸 기준 보통 4~5달러(한화로 4,000~5,0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본이 10,000원을 넘깁니다.

세일을 할 경우에 한해서 6,000~7,0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만 지면 한계상 이 정도로 들겠습니다.

결론은 우리나라와 해외의 물가수준을 비교해봤을 때,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 가격은 확실히 타 선진국이 높으나, 샴푸, 날생선 등 필수재의 가격은 우리나라가 타 선진국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물품 가격구조는 도대체 왜 이렇게 기형적이었던 것일까요?

저는 그것이 '유통구조의 후진성'과 '우리나라 정부의 무책임'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에 비해 땅덩어리가 작습니다.

가장 유명한 FedEx의 경우는 제 경험상으로는 1~3주가 걸렸습니다. 벤쿠버 주민들은 다 그렇게 걸린다고 하더군요.
최근 Amazon은 3일 내로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그것이 엄청 혁신적이라고 지난주 The Wall Street Journal 사설에 나왔습니다.


택배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1~2일 후에는 옵니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의 경우에는 1~2주를 기다려야 합니다.

유통구조도 이론상으로는 이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상식적이라면 생필품 가격이 타 선진국에 비해 높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물가수준이 높다는 것은 유통업자들이 자신들이 중간이익을 챙기기 위해 농간을 부렸다는 것이고, 정부는 그것을 눈감아주었다는 걸로 결론을 지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물가수준이 낮다라고 인식하게 만듬으로써, 그 유통업자들을 도왔구요.

결론은 우리는 속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임금수준이 유럽이나 아메리카 권 국가들보다 낮다는 것에는 인정해야 할 사정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더욱 선진국이고, 그만큼 인건비가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임금수준을 최저시급 6,740원에서 10,000으로 확 올린다는 것은 혼란만 가중됩니다.

평소에 1인당 120만원을 주던 편의점에서 160만원을 주어야 한다고 가정해보십시요.

갑작스럽게 업주 입장에서는 부담만 더 커지고, 아르바이트를 더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최저시급을 서서히 올리는데에는 동의하나, 확 올리는 것은 반대합니다.


우리가 지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제가 이 포스팅에서도 다뤘다시피 최저시급이 아닌 "쓸데없이 높은 물가"입니다.

다른 블로그나 언론들에서는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다고 하였으나, 이 역시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측정하는 물가지수가 저렇게 왜곡되어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믿자는 것 자체가 문제아닌가요?
또한 임금수준은 어디까지나 평균치입니다.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정당한 월급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 수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블로거들과 언론들, 정부는 "우리나라 물가수준은 타 선진국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은 지금이 적당하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해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임금문제를 따지기 앞서, 후진적인 유통 체계와 무리한 생필품 가격인상을 먼저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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